“고객들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이 에버랜드 못지 않네요.”
“고객들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이 에버랜드 못지 않네요.”
  • 백운신문편집부
  • 승인 2007.06.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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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나(여·39) 삼성에버랜드 고객서비스 혁신팀 과장이 눈을 크게 떴다. 고객서비스 강사 생활 12년차, 산전수전 다 겪은 그녀도 놀랍다는 표정이다. 잘 나가는 농촌체험관광 마을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다. 1사1촌 결연은 기본이고, 고객 만족을 위해 쏟는 정성이 남다르다. 이 과장 등과 12일 경기 양평군 청운면 신론1리 외갓집체험마을을 동행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44번 국도 다대휴게소 부근. 오른편 샛길로 빠져 지방 2급 하천인 흑천을 끼고 3㎞ 남짓 가니 외갓집체험마을이 있다. 버스에서 아이들이 우르르 쏟아진다. 조용하던 시골 마을이 시끌벅적해진다. 서울 송파구 오금초등학교 5학년 250여명이 7개조로 나뉘어 체험장으로 이동했다.


“짜임새가 있네요. 주민들 각자가 자신이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당황하지도 않고 분업화된 체계로 움직이는 게 인상적입니다” 이 과장의 표정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한편에선 외갓집마을 농촌체험 가이드인 ‘삼촌’과 ‘이모’들이 학생들을 인솔하고 다른 편에선 ‘주방 대장’의 지휘 아래 식사 준비가 한창이다. 커다란 가마솥에는 부글부글 밥물이 끓어 넘친다. 100여명이 족히 먹고도 남을 만한 분량이다. “와~ 나는 누룽지 먹어야지. 민속촌에서 봤던 가마솥이 여기에 있네.” 이영범(12) 학생의 익살에 까르르 웃음이 터진다.


미꾸라지잡기 체험장에서는 남녀 학생 구분이 없다. 미끌미끌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미꾸라지를 잡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아래 냇가에서는 아이들이 물속을 첨벙첨벙 뛰어다닌다. 돌로 막아놓은 무릎 깊이의 물에서 아이들은 족대를 들고 팔뚝만 한 송어를 쫓는다. “그런데 우리가 송어를 다 잡으면 5반은 무얼 잡나요. 그때마다 송어를 다시 풀어놓나요?” 당황한 ‘삼촌’이 머쓱해 하다가 답을 찾았다. “아 그건, 송어에게 물어봐요.” 아이들 웃음보가 다시 터진다.


냇가 앞 마당에서는 이 과장의 10분 즉석 강의가 펼쳐졌다. “인사를 할 때는 눈을 쳐다보면서 살짝 웃어보세요. 처음에는 쑥스럽지만 이내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여러분들의 웃음과 친절, 정(情) 때문에 외갓집체험마을을 방문한 손님들이 다시 찾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주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외갓집체험마을의 지난해 매출은 15억원 정도. 영업이익은 30% 수준인 4억50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다녀간 체험관광객만 6만여명이다. 그래서 신론1리 30여가구 70여명의 주민들은 1년 365일 내내 바쁘다. 평균연령은 65세가 넘었지만 연간 3000만~4000만원을 버는 이들도 있다. 법인형태인 외갓집체험마을은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시중가격의 120% 수준에 거의 전량을 구매한다. 학생단체 방문객이 전체의 70% 정도에 달하지만 최근에는 기업체 노동조합, 가족단위 체험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의 체계를 갖추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2003년 처음 농촌체험관광을 시작할 때는 주민들의 반대도 많았다. 첫해에 5000여명이 다녀갔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금도 숙박 및 편의시설에 투자하느라 인건비를 빼면 돌아갈 몫은 크지 않다. 주민 갈등은 풀어야 하는 숙제다. 불법시설물 건립 등 고소·고발 송사도 생겼다. 그때마다 1사1촌을 맺은 서울시 광진구 노유1동, 삼성카드, 서울 정화여상 직원들과 자문에 응하는 김용근 서울시립대교수의 조언이 힘이 됐다. 동행한 김성주(40) 삼성에버랜드 경영지원실 차장은 “외갓집체험마을은 학생자연캠프와 농촌체험활동의 장점을 결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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