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빛 담긴 도자기에상감무늬 '화룡점정'
흙빛 담긴 도자기에상감무늬 '화룡점정'
  • 백운신문
  • 승인 2007.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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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종귀 서평도예연구소장이 황금색 보리 문양이 선명하게 나타난 이라보 도자기들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전통 찻사발인 ‘이라보 차완’. 조선시대 많이 만들어졌던 이라보 작품은 일명 ‘석간주자기’라고도 불린다. 이라보는 흙의 까다로운 정제를 거치지 않는다. 그저 적합한 흙을 골라 사용함으로써 흙의 자연스러움을 자기 표면에 그대로 드러내 녹색의 싱그러운 색상과 황색의 따뜻한 조화를 이룬다. 이 때문에 다미(茶味)를 한층 더 높여주는 이라보 차완이야말로 꾸미지 않는 도자기 예술의 극치라 일컬어진다.


많은 도예가들은 이런 이라보 차완에 상감을 넣어 문양을 내려는 시도를 거듭했으나 유약이 흘러내려 문양을 발색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의 염종귀(49·서평도예연구소장)씨가 상감 문양 발색에 성공해 이라보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염 소장은 중학교 3학년 때 도자기의 본고장인 이천에 갔다가 도자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장작 가마 축조와 불 지피기 등 도자기 굽는 법을 익혔다.

 

남들과 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이라보에 고향의 정취가 어린 보리문양을 넣고 이를 발색시키는 실험에 매달렸다. 소성 시 문양 자체가 타버리는 현상을 극복해 이라보에서 불투명 유약으로 상감기법의 문양을 발현시켰다. 투명 유약을 바른 것과 같은 문양과 함께 일반 자기와 비교해 잘 깨지지 않고 곱고 맑은 쇳소리가 청아하게 울려나왔다.

 

1997년 제22회 전승공예대전에서 ‘분청사기 이라보 맥곡문발’이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이름은 국내외에 널리 알려졌다. 그는 이라보 작품 외에도 전통기법을 이용한 진사, 백자, 천목 등도 현대적 기법으로 재현해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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