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논단] 165개국중 29표, '국가외교 무기력 대참사' 국민 자존심 붕괴 "외교 다변화 급선무"
[백운논단] 165개국중 29표, '국가외교 무기력 대참사' 국민 자존심 붕괴 "외교 다변화 급선무"
  • 양평백운신문
  • 승인 2023.12.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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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9일 새벽 ‘119 대 29’라는 믿기지 않는 격차로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사태는 국정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깊은 불안과 회의를 던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둘러 대국민담화를 냈으나 상처받은 국민의 자존심도, 무기력했던 정부의 기능에 대한 의문도 풀리지 않았다.

우선, 스스로 범정부적 유치 경쟁을 지휘했다는 윤 대통령에게 상황이 제대로 보고되고 대응을 위한 정부 기능이 작동됐는지 의문이다. 엑스포 유치는 유관 부처와 부산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재벌총수들이 총동원된 사업이었다. 재벌 총수들만 죽을 고생알 했다.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을 컨트롤타워로 두고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이 총지휘하는 구조였다. 따라서 정보취합과 분석, 대응전략 등도 대통령실을 정점으로 결정됐다. 그런데 대통령실과 정부의 설명에 따른 언론보도는 투표 직전까지 ‘박빙’ ‘역전’ 등이었다. ‘1차 투표에서 사우디의 과반득표를 막고, 결선투표에서 로마 지지표를 흡수해 대역전극을 쓴다’는 게 주문처럼 온나라를 휘감았다. 그런데 리야드 119, 부산 29, 로마 17이라는 결과는 판세고, 작전이고 무의미한 숫자였다.

국민은 궁금하다. 외교 및 정보 관련 부처에서 일을 어떻게 했기에 ‘어렵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메시지를 계속 발신했는가. 아니면 상황을 알면서도 국민을 기망했는가. 이는 정부의 기강과 기능이 정상적인지에 대한 중대한 질문이다. 대통령과 정부가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 대통령이 투표 직전 프랑스까지 날아가 각국 대표에게 만찬을 베풀고 투표 현장엔 총리가 파견됐는데, 유치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로마와 별로 다르지 않다니 돈과 시간이 아깝다는 반응이 나오는 게 정상이다.

윤석열 정부가 표방한 가치외교는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친서방 일변도의 외교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권위나 서방의 입지가 급속히 축소되고 있다는 것은 객관적 현실이다. 중국, 러시아와 등지고 유엔총회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 중단 결의안에 기권하는 외교로 세계 여러 나라의 호감을 얻기는 어렵다. 겨우 케이팝이나 유명인을 앞세우는 수준 낮은 홍보는 국익이 첨예하게 맞붙는 외교현장에서 당연히 별 힘을 못 쓴다.

사우디에서 석유가 나고 오일머니가 풍족한 것이 백년에 가까운데 이를 패인으로 꼽는 것은 전혀 진단을 못한다는 반증이다. 사태의 핵심은 한국의 외교적 입지와 국격이 현 정부 들어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 개 정상들과 직접 전화통화도 했다”는데 우리 제외하고 28개국만 지지했다면 무언가 크게 잘못됐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서울과 부산을 두 개 축으로 해서 균형발전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역설한 것도 생뚱맞다.최근 여당은 총선용으로 서울 편입을 부추기며 메가서울을 띄우고 있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은 얘기다.

윤석열은 사과도 지역에 따라 선택해서 하는 모양이다. 윤석열은 전북 새만금에서 있었던 잼버리 실패에 대해선 사과 한 마디 하지 않더니,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하자 예정에 없었던 긴급 사과를 했다.

대통령은 '국민들을 실망시킨 점 정말 죄송하다. 모든 것은 저의 부족 탓“이라고 사과했다.국민께 사과했지만 사실은 PK민심을 달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대통령은 스스로 사과할 사람이 아니다.용산 참사 때도, 잼버리 실패도, 장모가 법정구속이 되어도, 처남이 기소가 돼도,최근 김건희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보도가 나와도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묵묵부답하던 대통령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긴급 사과를 한 것은 다가오는 총선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PK(부산, 울산, 경남)은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 투기로 가뜩이나 여론이 안 좋은데, 엑스포 유치마저 실패로 끝났으니 그쪽 여론이 급격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힘당의 텃밭인 PK에서 만약 민주당이 10석 이상 가져가면 사실상 총선은 국힘당의 참패로 끝난다. PK가 그 정도면 수도권은 물론 충청, 호남, 제주, 강원도 전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TK(대구, 경북)도 이준석 신당 창당설로 이미 분열되었다. 만약 국힘당이 65석이 걸려 있는 영남에서 55석 이상의 의석을 얻지 못하면 개헌저지선인 100석도 얻지 못할 수가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정권이 가장 잘한 것도 외교이고, 가장 못한 것도 외교다. 보수층은 윤석열이 외교를 잘했다 하고, 진보층은 못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외교는 이념을 벗어나 국익 우선의 국민 누구나 공감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이념으로 나뉘어져 분열의 온상이 된 게 사실이다. 외교 다변화로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아세안과 인도, 환대평양 외교 강화와 아프리카 등에 공을 들여온 문재인 정권 외교에 비해 미국 일변고 친일 굴종외교, 후쿠시마 매국외교로 국민 분노만 자극했다. 대중국 외교도 완전 뒷전으로 밀려났다 미국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자 화들짝 놀라 닭쫒던 개신세로 전락한 꼴이다.

‘코피 투혼‘ 운운하며 부산 액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윤석열은 결과적으로 119대 29로 패했다. 이 스코어는 뭐라 변명할 여지가 없는 참담한 패배다. 이 결과에 부산 시민은 물론 전국민이 ’한국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졌구나‘하고 한탄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는 세계가 한국을 칭송하고 G7에 두 번이나 초청하고 서로 사진을 찍으려 실랑이를 벌였다. 반면 윤석열정부는 미국 ‘모닝 컨설턴트’가 발표하는 세계 글로벌 지도자 지지율에서 항상 꼴찌를 면치 못했다. 즉 세계는 윤석열대통령을 지도자 감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해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 즉각 세계로 전송된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탄압, 언론탄압, 야당탄압이 즉각 세계로 퍼져 한국은 어느덧 후진국이 되어 있다. 눈떠 보니 선진국이 자고 일어나니 OECD 최저 성장에 1인당 국민소득마저 3000덜러 후퇴하는 퇴행국이 된 것이다.

국힘당은 엑스포 유치 실패를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리며 엑스포 유치 실패가 총선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고 자평했지만 후폭풍은 피해갈 수 없다. 국힘당의 '최대 텃밭'인 부산이 흔들리면 총선 전체 판이 흔들릴 수 있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TK)에 비해 PK는 저조한 지지율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야당의 공세도 피해갈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책임론'과 '외교무능론'을 거론하며 공세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상황 예측을 전혀 못 했다면 무능의 극치이고, 상황을 알면서도 결선진출이니 기대를 부풀렸다면 국민기망"이며 "외교의 내실은 없는 기네스북감 해외순방 자랑의 참담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엑스포 유치에 나선 재벌들도 난감해졌다. 10대 재벌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돈만 70조고, 이번에 영국에 가서도 35조 투자를 약속했다. 앞으로 이를 어찌할 것인가.

한편 윤석열 정권이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중국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중동에 있는 60개국에 가장 영향력을 많이 미치는 나라다. 따라서 중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행사를 유치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윤석열은 아시아태평양 회의에 가서도 유일하게 시진핑과 회담도 하지 못했다.

29대 119는 대한민국 윤석열정부의 외교참사와 시스템 붕괴, 위기관리 능력을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때 객관적인 지지국가가 70여개국이었던 것이 29개국으로 추락한 원인과 유치노력에 천문학적인 돈을 지출한 점을 감안할때 이를 예측조차 못한 허위보고 및 외교시스템 붕괴는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백운신문/양평방송 박현일기자 hi53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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