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 논단] 국민적 감동 없는 보궐선거, 민주당 자만하지 마라
[백운 논단] 국민적 감동 없는 보궐선거, 민주당 자만하지 마라
  • 양평백운신문
  • 승인 2023.10.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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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완패했다는 평가다. 국가적으로 볼 때는 굉장히 불행한 결과 겠지만 강서구 성적표는 운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시작됐다고 분석된다. 물론 국민들은 정권과 집권 여당에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지만 이는 우선 순위에 앞설뿐 야당도 전혀 믿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개표 결과 진교훈 후보는 56.52%(13만7065표)를 얻어 39.37%(9만5492표)를 기록한 김태우 후보를 약 17%포인트 앞서며 승리했다.

선거 이전부터 진교훈 후보의 승리가 예정되어 있었던 터라 과연 얼마만큼의 격차로 당선될 것인가가 오히려 더 관심사이기도 했다. 예상대로 김태우는 낙선했고 진교훈은 강서구청장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과연 민주당의 압승이었나’라는 것은 돌아볼 여지가 있다.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를 짚어보자.

첫째,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윤석열의 지지율 30%대 초반보다 오히려 선전한 셈이다. 3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오히려 김태우가 선전했다는 의미로 읽히기도 한다. 강서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수도권에서 몇 안되는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다.

강서구 국회의원 3인이 모두 민주당 출신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조직과 구도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다. 대선 직후 고무된 분위기속에 치러진 지난 제 8회 지방선거에서도 김태우는 겨우 6천여표 차이로 힘겹게 이기고 당선된 지역이 바로 강서구이다. 그만큼 국힘을 비롯한 역대 보수정당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곳이기도 하다.

윤석열정권의 지지율이 30~35%대를 오락가락 하는 상황에서 본다면 진교훈 후보의 득표율은 60%가 넘어야 정상인 셈이다. 따라서 김태우는 윤석열의 지지율에 최소 5%이상의 득표를 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민주당 17% 차이의 승리가 작은 차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압도적 승리라고 볼수 없다. 민주당이 좀 더 낮은 자세로 민생을 살피고 다음 총선을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숙고해야할 부분이다.

둘째, 이번 보궐선거를 ‘대통령 대 이재명’의 구도로 만든 것은 어차피 대통령이었다. 국정쇄신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이재명 대표에게 체포동의안을 신청하고 가결이라는 국회의 황당한 과정과 절차를 거쳐 이후 법원을 통해 구속영장은 기각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거치며 이재명 대표 관련 뉴스가 봇물처럼 쏟아졌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맞물려 윤석열이 이재명을 탄압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반발했고 이에 분노한 이재명과 민주당의 지지자들이 강서구로 몰려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27%가 아닌 겨우 17%의 차이로 당선된 것, 특히 김태우 후보가 무려 39%나 득표했다는 것은 되새겨 볼 일이다. 이는 민주당이 선거의 압도적인 판세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평범한 승리로 마무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셋째, 이번 보궐선거는 오직 강서구에서만 치러진 선거였다. 지방선거를 전국적인 관심의 선거로 끌어올린 것은 대텅령이다. 지난 광복절 이전에만 하더라도 국힘에서는 무공천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던 선거였다. 자신들 때문에 하게된 보궐선거였기에 국힘이 공천을 하지 않았다면 전국적인 관심도 받지 않았을 뿐더러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의미도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독단적 기질은 여기서 드러나게 된다.

김태우후보가 대법원 확정판결 3개월만에 사면되었으며, 자신으로부터 기인한 보궐선거에 사전등록이라는 절차를 거치고 여기에 국민의힘은 ‘범법자의 사면후 공천’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어 버렸다. 정치 감각이라고는 1도 없는 대통령의 무능과 독선, 그리고 실권없는 여당 대표의 오락가락이 빚어낸 황당한 작품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문제 많은 여당후보가 40% 가까운 득표를 했다는 것이 상식적인 일인가.

넷째, 이번 보궐선거는 진보정당의 몰락을 여지없이 드러낸 선거이기도 했다. 역대 보궐선거는 진보정당의 활약이 돋보이는 선거가 많았다. 대표적인 선거가 지난봄에 있었던 전주을 보궐선거였다. 진보당은 강성희 후보를 국회로 입성시켜 원내정당으로 발돋움했다. 과거 통합진보당이나 민주노동당이 걸어왔던 길도 진보정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보궐선거 때마다 빈틈을 공략하여 당선자를 다수 배출했던 역사가 있었다.

양대정당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있는 지역주민들을 공략하여 성공한 사례들이었다. 진보정당 중에는 가장 많은 의석수와 인지도를 자랑하는 정의당에서 이번 보궐선거의 득표율은 채 2%가 되지 않았다. 이는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두 번씩이나 가결표를 행사한 진보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이탈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가 여당에게는 패배라고 하더라도, 국힘의 김기현 대표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의 패배 원인이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며, 이를 김기현 대표 사퇴로 끌고 가지도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자중지란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행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가 현 정부의 국민적 외면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는 민주당에게 압승은 아니더라도 여당에는 분열과 우려에 가속도가 붙는 패배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그들은 선거의 패배를 수습하고 여론을 돌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검찰은 선거패배 다음날 야당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는 등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다.

이제 국민과 주권자의 역할은 우리 스스로 대오각성하며 국가의 몰락만큼은 막아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내년 총선에 국민적 옳바른 심판만이 국가를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고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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