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 '사랑을 위하여' 가삿말은 양수리 풍경
김종환, '사랑을 위하여' 가삿말은 양수리 풍경
  • 백운신문편집부
  • 승인 2005.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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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하는 젊은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성인 발라드 가수의 황제’로 꼽히는 김종환. 10월 27일 만난 김종환은 사뭇 달라 보였다.

 

 그러고보니 다소 정형화된 이미지를 안겨 줬던 타이가 보이지 않았고 헤어스타일이 젊은 풍랑을 만난 듯 참신함이 느껴졌다. 아니나다를까. 7kg을 감량, 한결 가벼워진 몸은 셔츠 차림으로 덧입는 나이 대신 게으르지 않은 노력을 엿보게 했다.

 

  29일 일본 첫 콘서트를  때문이었을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 김종환은 무엇보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쉽게 포기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정말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자신의 과거(?)를 되새겼다.

 

‘존재의 이유’ ‘사랑을 위하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김종환은 600만장 이상의 음반판매고를 자랑할 만큼 베스트셀러 가수일 뿐 아니라 스테디셀러 가수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가 ‘존재의 이유’가 수록된 첫 베스트 음반을 낼 때까지 그에겐 15년의 무명생활이 있었다.

 

그는 “고생을 안하고 살아왔다면 이런 노래들을 못 만들었을 것”이라며 “가난과 역경을 경험한 게 내 노래의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일부러 가난할 필요는 없지만 그런 환경에 처했다면 슬기롭게 극복해야만 나중에 큰 일을 할 수 있는 토대와 면역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너무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을 볼 때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것. ‘세월을 버텨내는 것’이야말로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는 얘기다. 그는 “외형적으론 여유도 생겼고 차림도 바뀌었지만 내면적으로 여전히 가난이 내 몸에 배어 있다”며 “지금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같이 노래를 만들고 부를 수 있는 내 삶의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그의 성공기를 얘기할 때 ‘존재의 이유’나 ‘사랑을 위하여’의 탄생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대목이다. 15년의 무명가수를 인기가수로 바꿔 놓은 ‘존재의 이유’는 바로 가난 때문에 같이 살 수 없어 강원도 홍천 처가로 간 아내와 서울 구로동의 지하 하숙방 앞 공중전화에서 나눴던 통화 내용을 노랫말로 옮긴 것이다.

 

“모든걸 포기하고 /네게 가고 싶지만 조금만 참고 기다려줘”라고 말했던 그는 정말 노랫말처럼 무명을 떨궈내고 5년만에 아내와 살림을 합치는 기쁨을 누렸었다.

 

‘존재의 이유’가 수록된 2집 히트에 이어 3집에 수록된 ‘사랑을 위하여’도 가난이 엮어낸 노래였다. 역시 그가 밤무대 가수로 활동하던 무렵이다. 일을 마친 새벽녁에 아내를 만나기 위해 강원도 홍천으로 내달렸던 무수한 나날들. 하루는 너무 졸음이 쏟아져 강가에 차를 세운 뒤 잠깐 잠이 들었다. 잠시 후 차 밖으로 나온 그 앞에 펼쳐진 양수리의 물안개. 곧바로 수첩을 꺼내든 그에게 그 풍경은 고스란히 노랫말이 됐다.

 

“이른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하고 싶다 /세상이 우리를 힘들게 하여도 /우리 둘은 변하지 않아….”

 

그가 서 있던 곳은 바로 팔당대교를 지나 양평의 관문으로 통하는 용담대교 옆. 김종환은 “그때는 정말 단 하루만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그 시련을 이겨내지 않았다면 오늘은 없지 않았겠냐”고 지난 날을 떠올렸다.

 

그는 또 이번 일본 공연은 일본 진출의 시작이란 말로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그는 “어느 날 운좋게 벼락스타가 된 게 아니라 무수한 역경이 토대가 됐듯 일본에서도 진심이 담긴 노래로 롱런할 수 있는 한류가수가 되기 위해 차근차근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종환은 29일 도쿄 아오조라 콘서트홀에서 두 차례의 공연을 가진 뒤 30일에는 신주쿠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인을 위한 한일 우정의 해 기념 콘서트’ 무대에 섰다.

  또 11, 12월에도 일본 공연이 계획돼 있으며 일본의 톱 발라드 가수와의 조인트 콘서트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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