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 3차침입시 양평군민 유격전 혁혁한 전과
몽고 3차침입시 양평군민 유격전 혁혁한 전과
  • 편집국
  • 승인 2005.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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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몽항전 ‘지평전투’ 기록 고려사서 확인

 

양평군이 의향(義鄕)으로 명명된 것은 을미의병 창의당시 항쟁시원지로서의 역사적 의미와, 일제시대 3·1운동을 비롯한 항일 민족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다했다는 각종 고증에 의해서다. 

 

 그렇다면 의향 양평인의 항전사는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갈까? 각종 기록에 의하면 고려시대 몽고군 침략시 양평군민의 항쟁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13세기 초 유라시아를 거의 휩쓸다시피한 징기스칸(테무진)이 1227년에 죽자 그의 아들 태종이 살리타이가 등장하면서 ‘몽고사신 저고여 살해사건’을 빌미삼아 1231년 고려 침공을 명했다. 이후 고려는 1259년까지 무려 30년동안 6차에 걸친 침공을 받아 오랜 전란에 시달리게 되었다.

 

  특히 양평인들의 대몽고 항쟁은 ‘지평현 전투’로 불리워 지는 제3차 침략(1235~1239)때이다.  몽고의 3차침공 전력규모는 1차침공시 살리타이가 이끌던 군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이는 2차침공시 최우장군의 기지로 강화도로 궁궐을 천도한후 처인성 전투에서 대패한 몽고군이 철수한뒤 범아시아 정복을 목적으로 군대를 재정비, 침공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몽고의 3차침입은 ‘당구(唐古)’를 주장으로 이전의 몽고군과는 달리 화의도 거절한채 경상도까지 점령하는등 전국토를 유린하였다.

 

  이 무렵(1235~1236년정) 지평현에서는 대규모 유격전이 전개되었다. 고려의 대몽유격전은 앞서 여러 전투에서 백성과 군인이 합동으로 전개된 적이 있지만 지평현의 유격전은 그 규모가 타 지역 전투보다 컷으며, 성과 또한 괄목할 만하다.

 

  ‘고려사’에는 “고종 22년(1235) 10월22일에 야별초가 지평현인과 함께 몽고병을 쳐서 살획이 심히 많고 말과 노새를 취하여 바쳤다”고 기록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지평전투는 ‘관민합동 유격전’또는‘게릴라 전’에 해당하는 셈이다. 밤을 이용, 현지 지형에 익숙한 지역민과 협조하여 몽고군에게 큰 타격을 주었던 것이다.

 

 기록에서 알수 있듯 적의 사상자가 많았고 말, 식량, 무기를 다수 노획하는 전과를 올리니 적이 더이상 동진(東進)을 못하도록 저지했던 것이다. 지평현은 중부내륙의 군사요충지로 몽고의 주요 남진 경로에 해당되며 고려의 야별초군의 파견도 이러한 지리적·군사적 중요성을 감안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후 1254년~1259년까지 4차례에 걸쳐 6년간 지속된 몽고의 6차침공은 30여년전의 참상중 가장 심했다. 사서에는 “몽고병에게 사로잡힌 남·여는 무려 20만 6800여 명이고, 살육된 자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고 기록되어 있다. 양평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종 40년(1257년) 9월 몽고가 차라대라는 전차를 앞세우고 양근성(함공성, 양근읍성, 현 사나사 인근 위치)를 포위하니 양근현 방호별감 윤춘(尹椿)이 몽고군 위세에 겁을 먹고 투항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몽고군은 우리 군사 600명을 포로로 잡고 원주성 공략에 나섰으며, 양근성에 잔류한 몽고군 300여명은 수개월 동안 식략과 재물, 마소등의 약탈을 일삼아 양근현(고읍, 지금의 옥천면 소재지)이 초토화 되기에 이르렀다. 주민들 또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치욕과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몽고 침입시 양평군민의 항전은 특성상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당시 경기도는 한나라 왕도(개성)가 있는 지역으로써 국왕을 보호하고 국체의 보전이라는 의미에서의 항전이며 또 하나는 양평민들의 지역수호와 공동체 의식이 남달리 컷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과의 대외 항전에서 차별성으로는 양평인들의 경우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다양한 계층이 항전에 참여한 점이며, 그 꿋꿋한 기개와 자세는 후세의 귀감이 되어 을미의병 항일투쟁으로 이어졌다.

 

박현일 / hi53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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