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봉사 부문 수상자 권중신씨
지역봉사 부문 수상자 권중신씨
  • 박현일
  • 승인 2001.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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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키우는 일, 곧 지역사랑입니다”
올 지역봉사부문 후보자는 지역원로들 중 여러 명이 추천돼 수상자를 선정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이 꽤 고심해야 했다. 양서면장을 비롯한 많은 지역 인사들이 추천, 올해의 수상자로 결정된 권중신선생(85, 양서면 양수리)의 신상자료를 보면 천상 농업인으로서 참다운 나눔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가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일깨우고 있다. 권선생을 기억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근검·절약·저축·검소한 삶으로 일관한 우리 선조들의 선비정신을 그대로 생활철학으로 실천하고 모범을 보인‘진짜 큰 어른’이라고들 말한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좋은 인재를 키우고 그들을 가르치는 일만큼 중요한게 없습니다. 또 지금처럼 세상이 어수선한 것은 우리 선인들이 최고로 중시했던 도덕과 윤리가 땅에 떨어진 결과물입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흙’의 소중함을 알리고 충·효를 바탕으로 한 전통윤리를 일깨우는 것은 결국 어른들의 몫입니다. 더욱 노력해야 해요.” 권선생은 양서면에서 출생하여 이 곳을 떠나 본 적이 없다. 일제시대부터 오로지 근검·절약하는 정신과 땀으로 삶의 터전을 일궈 왔으며, 해방후부터 1950년대엔 30대 젊은 혈기로 양서면 주민안전을 위해 의용소방대 활동을 비롯 농촌계몽활동에 힘을 쏟았다. “지역봉사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고 정직함과 성실함으로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할 때 보다 더 잘사는 사회, 더 좋은 세상이 올 것으로 믿었습니다. 특히 미래의 동량이 될 아이들의 참다운 교육은 그때나 지금이나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구요. 인생의 참다운 목표는 결국 얼마나 정직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느냐 바로 그 문제일겁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은 없겠지만…, 자신을 위해 이웃을 위해 노력을 해야지요.” 선생은 사실 1960년대 양서초등학교 기성회장을 맡으면서 학교 재정 및 시설지원에 남다른 열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70년대 초에는 팔당댐 건설당시 토지보상협의 관련 지역대표로 참여, 지역민 권익을 위해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고 한다. 이같은 지역봉사 열정은 사회활동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1990년대 노인회일을 맡으면서 장학사업으로 승화된다. “사실 돈이 많아서도 아니고, 넉넉한 살림이어서도 아닙니다. 양수노인회 회장직을 맡아보면서 양수1리에서 5리까지 노인회 장학금을 조성하는데 뜻을 함께 했습니다. 현재까지 이 기금으로 매년 4∼5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지요. 내 자신이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한이 남아 있어 재산의 일부라도 가족장학회를 만들어 어렵고 힘든 학생들을 돕고 싶었을 뿐입니다.” 뿐만 아니라 권선생은 91년 검소한 생활을 통해 이룩한 재산중 1억원을 선뜻 출연, 양서중신장학회를 만들었다. 그 기금으로 지금까지 10여년간 해마다 20여명내외의 중·고 대학생을 선발, 250만원∼1000만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또 연말이면 양서·서종노인회 챙기기도 잊지 않고 있다.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지금이야 병이들어 자식들에게 의탁하고 있지만 내 나이쯤 되면 다른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큰 어려움없이 생업에 종사하고 자식들 모두 별탈없이 자라 나름대로 제 할 일을 하는 것도 큰 복입니다. 모두 주위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죠. 세상에 빚을 진만큼 갚는게 도리겠지요” 노환과 싸우면서도 권선생은 올해 또 큰일을 냈다. 평생 농사터로 땀과 눈물을 쏟았던 경작지 5000여평을 조건없이 양서문화체육공원 부지로 제공한 것이다. 결코 실천하기 쉽지 않은‘무소유’의 정신을 마지막으로 지역주민에게 강조하고자 함이었을까? 자신의 삶을 철저한 지역봉사와 인재양성을 위한 노력과 희생으로 일관한 권중신선생의 업적이 양평인의 영원한 귀감으로 남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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