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궈팡팡 “서울에 함께 있지만 주말 부부 인걸요”
김승환·궈팡팡 “서울에 함께 있지만 주말 부부 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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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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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커플은 연애시절에 온갖 말로 상대방의 환심을 산다.하지만 이들 커플은 달랐다. 사용하는 말이 달라 제대로 서로의 마음을 전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이역만리 떨어져있었지만 말보다 마음이 통했고 결국 국경도 허물었다. 지난 해 9월부터는 한국에서 함께(?) 살며 연애시절 마음속 깊이 담아 놓았던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부부라기보다는 아직도 마냥 설레기만 한 연애 초년생들 같다. 김승환(25.포스데이타)-궈팡팡(24.KRA.郭芳芳). 안재형-자오즈민에 이은 한중 탁구 커플2호이다.2000년 6월 베트남 오픈 때 김승환 선수가 첫 눈에 반해 국경을 넘나드는 사랑 끝에 결국 부부의 인연을 맺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4월 국적 취득을 위해 미리 혼인 신고를 한 이들 부부는 이제 한.중 커플이 아니라 ``스펀지에 물 스미듯`` 서서히 다른 부부와 마찬가지로 닮아 가고 있었다.▲ 서울에 같이 있지만 우린 주말부부 김-궈 커플은 소속 팀이 달라 남편은 서울 구의동에서, 부인은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에서 다른 선수들과 생활한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살고 있는 보기드문 서울 주말 부부인 셈이다. 이들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은 토.일요일 밖에 없다. 그래서 누구보다 그때가 기다려진다.남편은 토요일마다 부리나케 압구정동으로 달려가 부인과 알콩 달콩 데이트를 한다(가끔은 팡팡이 자하철을 갈아타고 남편 숙소로 찾아오기도 한다).그리고 함께 경기도 양평시댁으로 향한다. 토요일이 유일하게 두 사람이 한이불을 덮고 자는 날이다. 팡팡은 남편을 만날 수 있는 이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너는 내여자(남자)니깐~ 남편은 그래도 중국어를 꽤 잘하는 편이지만 부인은 아직 한국말이 서툴다(그래서 훈련이 끝나면 숙소에서 부지런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어느 정도 알아듣기는 하지만 정확히 자신의 뜻을 표현하지 못한다. 대답도 주로 단답형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아직 대화할 때는 주로 중국어로한다. 시댁에서는 남편이 통역도 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준다. 게다가 팡팡은 무남독녀로 자랐고 완전히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시집을 왔기에 의지할 곳은 남편밖에 없다. 경기에 졌을 때 가장 힘이 들지만 기댈 수 있는 남편의 어깨가 있기에 너무나 행복하다.갈비를 좋아한다는 팡팡. 그러나 남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음식은 라면밖에 없다. 남편이나 시부모는 개의치 않는다. 운동을 하기에 시부모가 절대로 부엌에 들어오지 못하게할 정도로 이해해준다. 특히 시아버지가 야구 선수 출신이어서 양평으로 내려올 때마다 무조건 푹 쉬고 올라가라고 한다.▲ 우리 내년 5월 결혼해요 두 사람은 지난 4월 우선 혼인신고부터 했다. 한국 국가대표로 뛰고 싶은 팡팡이 한시라도 빨리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서였다. 1998년부터 국적법이 바뀌는 바람에 혼인 신고후부터 2년후에 국적을 취득할 수있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종전은 혼인신고와 함께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다).하지만 내년 5월 두 사람은 많은 하객들앞에서 정식으로 부부의 인연을 맺기로 결정했다. 그것도 한국에서 결혼식을 먼저 하고 곧 바로 중국으로 건너가 처가가 있는 서주에서 중국식으로 다시 한번 식을 올리기로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내년 5월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특히 그동안 면사포를 쓰지 못했던 팡팡이 더더욱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2세도 운동선수(?) 김승환의 아버지 김동수씨는 비록 건강때문에 제일은행에서 야구를 그만두었지만 고교시절 유명한 야구 선수중 한명이다. 부산상고 1학년 때는 2년 선배인 강병철 전 SK감독(현 KBO 경기 운영위원)등과 함께 제 19회 청룡기 우승을 일궈내 기도 했다. 절친한 동기가 바로 김양경 KBO 경기 운영위원. 포지션은 1루수였다. 팡팡의 가족들 중에서는 고모가 육상선수 출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김-궈 커플은 2세가 생기면 운동 선수로도 키워볼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강제로 자식에게 운동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질과 적성을 보인다면 아버지가 자기에게 해준 것처럼 든든한 후원자로 나설 생각이다.■‘부부혼복’ 24일 탁구 사상 첫 손맞춤 - 종합선수권 출전 4강 목표 김승환-궈팡팡 커플은 지난 달 말 대한탁구협회로부터 좋은소식을 들었다. 바로 팡팡이 개인전에 출전할수 있게 된 것. 팡팡은 2006년 4월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어 그동안 외국인 용병 대우를 받는 바람에 대회 출전에 제약을 받았다. 팡팡의 출전이 허용됨에 따라김-궈 커플은 한국 탁구 사상 첫실업팀 부부 혼합복식 파트너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그첫 대회가 바로 오는 24일부터 충북 음성에서 열리는 제58회 전국남녀 종합선수권 대회.김-궈 커플은 첫 혼합 복식 출전이기에 이번 대회에서는 4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8강전에 맞붙게될 오상은(농심삼다수)-이향미(KRA)조가 가장 큰 변수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두 선수의 호흡이 문제가 될 것으로 걱정을 많이한다. 소속팀이 다르기 때문에 호흡은 커녕 같이 연습을 할 기회조차 없는 것기 때문.하지만 두사람은 부부다. 말이 필요없는 사이이다. 지난2000년 6월 첫 눈에 반해 말보다는 서로의 눈빛과 마음. 믿음만으로 난관을 뚫고 부부의 연을 맺었기에 호흡은 전혀 문제가 없다. 지난 10일 처음으로 경기상고 체육관에서 짝을 맞춰 연습을 했지만 어떤 복식조보다 ``찰떡 궁합``을 자랑, 역시 부부는 다르다는 평을 들었다. 앞으로 이들 커플은 한 두차례 더 호흡을 맞출 계획이다.■ 함께 훈련 종종 맞대결 종합 전적 궈팡팡 앞서 이들 커플은 가끔 소속 팀이합동 연습을 할 경우, 스파링 파트너로 맞대결을 벌인다. 지금도 종합선수권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기상고체육관에서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면 맞대결을 하면 누가 이길까.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아직 남녀 성대결에서 여자가 이긴 경우는 없다. 당연히 남편이 이긴다. 그러나 실력은 백지 한 장 차이이다. 두선수 모두 전진 속공형으로 맞대결을 펼치면 남편이 1~2점차로 승리한다.하지만 종합 전적에서는 팡팡이 앞선다. 성대결에서는 남자가 여자선수에게 2~3점을 접어주고 시작하기에 팡팡이 남편을 이길 수 있다.■ 나란히 태극마크 달고 시상대 맨 위 서고 싶어 김-궈 커플은 2006년 팡팡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혼합 복식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2005년, 2006년 국내대회 혼합 복식에서 부부가 나란히 시상대 맨 위쪽에 서기로 약속했다. 현재 팡팡은 실력은 여자 선수들 가운데 A 클래스. 이달 초 끝난 여자 개인전에서 지난 해 9월 KRA에 입단한 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실력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좀더 한국 선수들에 대한 적응력을 키운다면 우승도 넘볼수 있다는 것이 현정화 KRA 코치의 설명이다. 이에 비해 남편은 남자부에서 중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팡팡은 남편도 충분히 자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2006년까지는 반드시 국가대표가 되도록 더 노력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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