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핑퐁커플’ 김승환-궈팡팡
‘한중 핑퐁커플’ 김승환-궈팡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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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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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됐을 때부터 혼합복식 국가대표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이번 대회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단추인 셈이지요.”(김승환)
탁구 실업팀 포스데이타의 김승환(25)과 KRA(한국마사회)의 홍콩 국가대표 출신 궈팡팡(郭芳芳·24) 부부. 이 ‘한중 핑퐁커플’이 이달 말 충북 음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혼합복식조로 데뷔전을 치른다. 부부 혼합복식조는 이들이 국내 처음. 이들은 2000년 7월 베트남오픈 때 처음 만나 교제하다 지난해 4월 혼인신고를 마쳐 정식 부부가 됐다. 1989년 결혼한 안재형(현 한국체대 감독)-자오즈민 부부에 이은 ‘제2의 한중 핑퐁커플’인 셈. 1일 KRA와 포스데이타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고 있는 서울 청운동 경기상고 체육관에서 이들 부부를 만났다. 김승환은 대뜸 “소속 팀이 달라 같이 혼합복식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다”는 말부터 꺼냈다. 말이 좋아 부부지 서로 얼굴 볼 시간도 거의 없다는 것. 금요일까지 각자 소속팀 숙소에서 따로 생활하고 토요일 오후에야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기 양평군의 집에서 만나 하룻밤을 지낼 정도니 그럴 만도 하다. 이날처럼 두 팀이 같은 곳에서 훈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래도 김승환은 “연애하는 기분”이라며 애써 아쉬움을 달랜다. 6세 때 중국에서 탁구를 시작한 궈팡팡은 20년 가까이 숙소와 체육관을 오가는 생활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 하지만 궈팡팡은 “시어머님이 갈비찜 등 좋아하는 음식을 많이 해주신다. 가끔 전화로 ‘뭐 먹고 싶으냐’고 물어 보시기도 하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들은 부부싸움, 고부갈등은 물론 국제 결혼한 커플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문화충돌 사례도 거의 없다. 일주일에 겨우 한 번 만나는 데다 궈팡팡의 한국말이 아직 서툴러 중국어가 유창한 김승환이 통역을 하면서 중재역할도 하기 때문. 하지만 궈팡팡은 한국문화가 중국과 다른 게 많아 힘든 것도 있다. 한국의 예의범절이 바로 그것. 예의를 워낙 강조해 행동과 말에 제약을 느낄 정도라는 것. 궈팡팡은 또 “팀에서 선배나 코치의 말에 거의 복종하다시피 하는 문화도 중국과 매우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혼합복식은 두 선수의 호흡이 최우선. 궈팡팡은 “오늘 빼고 같이 연습해 본 것은 한 번 뿐이다. 그래도 생각보다 호흡이 잘 맞는다”며 신기해했다. 역시 ‘사랑의 힘’은 위대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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