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여성이 아이도 잘 낳는다
‘몸짱’여성이 아이도 잘 낳는다
  • 신문사
  • 승인 200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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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립학회보 “가슴 풍만한 여성이 애 잘 낳아”… 비만 여성 아이는 신경계 질병 가능성 커‘몸짱’‘얼짱’바람이 거세지면서 마치 우리 사회는 몸매가 곧 신분을 드러내는 것처럼 인식돼 가고 있다. 과거 중년 남성의 불룩 나온 배는 부(富)의 상징이자 인격이었지만 이제 비만은 ‘공공의 적’이 됐고 다이어트는 ‘신흥 종교’로 자리잡았다. 너도나도 “몸이 곧 패션이자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유방 비대칭적이면 임신 확률 떨어져 이러한 몸짱 열풍 속에서 바비인형처럼 가슴이 풍만하고 엉덩이가 크고 잘록한 허리를 가진 여성이 임신율도 높고 애도 쑥쑥 잘 낳는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영국 왕립학회보 B지에 발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일반적 성향은 큰 엉덩이에 잘록한 허리, 즉 엉덩이 대 허리 비율이 낮은 몸매의 여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몸매의 여성이 생식능력도 가장 우수할 것이라고 남자들은 생각한다. 생후 3개월 된 아기들도 성인들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얼굴을 더 오래 쳐다본다고 하니 인간이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것은 아마 어렸을 때부터 타고나는 것 같다. 남자들의 생각을 반영하듯 폴란드 야기엘로니안대 연구팀은 최근 엉덩이 대 허리 둘레의 비율이 낮고 가슴이 큰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평균 26%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 대상은 어떤 호르몬 처방도 받지 않은 24~37세 폴란드 여성 119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타액을 샘플로 채취하여 분석했다. 물론 아주 마른 사람이나 비만인 여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임신하려고 할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바이다. 에스트라디올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중 분비량이나 생물활성이 가장 높은 여성호르몬이며 월경 주기 중 하나인 분비기 여성의 난포(여성 호르몬을 분비하는 난소 속 세포 주머니) 속에는 이밖에도 에스트론(estrone)·에스트라디올-17β(estradiol-17β)·에스트리올(estriol) 등이 생성된다. 월경 주기 동안에는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최대 3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그라지나 야시엔스카 박사는 “에스트라디올이 30% 높으면 임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대략 3배 늘어난다”고 말한다. 또한 여성의 유방이 대칭이면 임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여성의 몸은 비대칭을 이루는 경우가 드물지만 여자의 신체에서 가장 비대칭적인 부위는 유방이다. 미국의 랜디 손힐 박사는 미국의 유부녀 50여명을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 자식이 없는 여자들은 가장 비대칭적인 가슴을 가졌으며 유방의 원둘레가 30% 가량 서로 달랐다. 한편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은 가장 대칭적인 가슴을 가졌다. 즉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유방을 가진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아이를 잘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이 대칭적인 유방을 가진 여성을 보면 성욕을 느끼는 까닭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아이를 잘 낳아줄 상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단순히 유방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균형 잘 잡힌 여성의 몸을 보면 아름답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좌우대칭을 이루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몸무게에 대해서는 각국이 문화적 차이를 나타내지만 엉덩이에 대한 허리 치수의 이상적 비율은 항상 변하지 않는다. 미인들의 몸무게는 줄어들어도 엉덩이에 대한 허리 비율은 예나 지금이나 0.7을 유지한다. 남자들의 선호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사람은 단순히 미학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대칭성이 개체의 생물학적 자질, 이를 테면 우수한 유전자, 강력한 면역계, 좋은 영양상태, 원기 왕성한 생식능력을 갖고 있음을 알려주는 단서이기 때문에 균형 잡힌 몸매와 얼굴을 좋아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회에서 여성의 매력도 측정에 이 같은 잣대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균형 잡힌 몸매가 아이를 잘 낳는다는 연구 결과에는 어떤 여성도 승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배란기 때 여성이 가장 매력적 한편 영국의 과학전문지‘네이처’는 여성의 얼굴이 가임(可妊) 기간에 속하는 생리 후 8~14일의 배란기에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의 연구 내용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여성은 배란기 때 피부색이 좀더 밝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만한 가슴ㆍ잘록한 허리 그리고 대칭 유방을 가진 여성이 애를 잘 낳는 반면, 비만 여성이 낳은 자식은 신경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비만 여성이 낳은 아이에게 신경계 질병이 나타나는 비율은 평균 몸무게를 지닌 여성에 비해 두 배나 많다”고 미국의 쇼 박사는 밝혔다. 쇼 박사는 척추 신경관이 덜 발달했거나 뇌가 아예 없는 아이를 낳은 538명의 여성과 정상적 아이를 낳은 같은 수의 여성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보스턴대학 공중위생센터의 미첼 박사도 신경계 질병을 앓는 604명의 아이와 산모를 조사하여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쇼 박사와 미첼 박사 모두 “임신했을 때 몸무게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결론지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신생아에게 신경계 질병이 나타나는 이유로 산모의 영양결핍이나 당뇨병을 지목했다. 비만 여성의 경우 살을 빼기 위해 잘 안 먹거나 흔히 당뇨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비만 자체는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쇼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영양결핍 상태가 아니거나 당뇨에 걸리지 않은 비만 여성의 아이에게도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 여성의 비만은 폐경기를 맞은 여성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는데 그 원인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가 줄면서 살이 찐다고 미국 조지타운대 의대 다렌 로슈 박사팀이 미국생리학회에서 발표했다. 결국 비만 여성은 여성 호르몬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에스트로겐은 난소에서 형성되는 대표적인 여성호르몬. 체내에서 α와 β수용체 등과 결합해 월경과 같은 생리작용을 일으키나 폐경기에 이르면 분비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면 질의 세포와 조직이 위축되고 질 분비물의 양이 줄어 성교 통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에스트로겐은 폐경기 여성의 무뎌진 음핵(클리토리스) 감각을 개선하고 성욕을 증진시키는 치료법으로 통했다. 로슈 박사팀이 생쥐의 난소를 제거해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막는 실험을 한 결과, 생쥐가 뚱뚱해졌다. 하지만 난소를 제거한 생쥐에게 에스트로겐의 α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화학물질(PPT)을 투입하자 살이 찌지 않았다. 로슈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경기 이후 살이 찌는 많은 여성이 “열심히 운동하고 음식도 가려먹는데 살이 찌는 걸 어떻게 하느냐”고 고민해 왔지만 이제 더 이상 한숨 쉴 필요가 없다. 자신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유전자나 기타 생리적 이유 때문에 폐경기 이후에 더욱 살이 찐다는 학설이 주목을 받고 있고 얼마 전에는 폐경 이후 성호르몬이 줄어 비만이 된다는 새로운 주장도 나왔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효과를 못 본 여성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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