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잠깐! 처방받고 운동을
[건강] 잠깐! 처방받고 운동을
  • 신문사
  • 승인 2004.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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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몸짱’, ‘웰빙’ 바람과 함께 운동 열풍이 일고 있다. 예전에 여유있는 사람들의 몸 관리 정도로 여겨졌던 운동이 이제는 마치 일상사이듯 우리 생활 속 깊이 파고들고 있다. 아침, 오후, 밤 등 시간대를 가리지 않을 정도로 그 열풍은 거세다. 어떤 사람은 운동이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마냥 예찬론까지 편다. 과연 운동이 건강을 지켜주는 확실한 방법이고, 무조건 좋은 것일까? 해답부터 말한다면 ‘예’일 수도 있고, ‘아니오’일 수도 있다. 한양대학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는 이러한 물음에 “운동을 하되 개개인의 상태와 특성에 따라 골라서 해야 한다”면서 “좋은 약도 몸에 맞아야 약효를 발휘하듯, 운동도 자기 몸에 맞아야 질병의 예방과 치료 혹은 건강증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은 어떤 것이고, 어느 정도 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혹 자신에게 맞지 않는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운동 찾아야 운동은 즐거워야 꾸준히 할 수 있다. 김 대리는 똥배가 나오고 혈압이 높다고 하여 운동을 하라는 의사의 말에 큰 맘 먹고 헬스클럽에 등록을 했다. 그런데 하루 갔다오니 온몸이 쑤시고 더구나 새벽에 일어나려고 하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결국 운동은 작심삼일이 되고 말았다. 이런 사람은 과거에 자기가 무슨 운동을 즐겨 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한창 때 축구를 좋아했으면 조기축구가 우선적으로 자기 적성에 맞는 운동이다. 재미가 있어야 중단 없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한 뒤 6개월 정도가 지나서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바꿔주는 게 좋다. 부부의 경우는 배드민턴, 탁구, 테니스, 등산 등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모읜 운동 모습은 자녀들에게도 운동습관을 길러주게 된다. ▲다이어트엔 조깅보다 워킹을 담배를 많이 피우고,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높은 뚱뚱한 젊은 회사원이 살을 빼겠다고 조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좀 걷다가 몇 주 후에는 달리는 데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단축마라톤에 참가신청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운동을 하고 나면 양쪽 다리가 아파오는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처럼 살을 빼기 위해 뚱뚱한 사람이 조깅을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 남성의 목적이 체중조절이라면 몸무게가 직접 실리는 조깅은 관절이나 근육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오히려 수영이나 자전거로 종목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구나 운동 강도에 있어서도 헉헉거리며 뛸 정도의 강한 운동이 아니라, 약간 힘들다고 느낄 정도로 자전거를 타는 것이 지방 소비에 더 유리하다. 더욱이 마라톤을 할 경우에는 몸에 무리가 오지 않는지 미리 운동부하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근육이 늘어나 가만히 쉬고 있을 때도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기를 원한다면 아령이나 역기를 이용, 근육운동을 함께 하는 것도 좋다. ▲날씬한 여성, 유산소운동 좋지 않아 가냘프고 날렵한 몸매를 지닌 한 얼짱 학원강사가 살찔 것을 두려워해 하루 두 끼만 식사를 하고 그것도 과일이나 야채를 주로 먹거나 그도 모자라 러닝머신에 올라 매일 열심히 뛴다면 문제가 있다. 이런 경우 그는 어느새 야위어 간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영양섭취를 충분히 하지 않고 과잉운동을 한 결과다. 특히 유산소운동만 지나치게 하다보니 근육의 양마저 감소하고 생리가 뜸해지면서 뼈의 성분도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하루 얼마나 칼로리를 섭취하고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균형이 잡혔는지 영양분석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칼로리 섭취량이 운동량과 기초대사량을 채워주지 못한다면 운동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또한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고 싶으면 근육운동도 병행해 줘야 한다. ▲갱년기 주부, 수영보다 등산을 갱년기를 넘어선 한 주부가 골다공증으로 인해 운동을 하라는 의사의 권고를 받았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그 주부는 다음날로 수영을 시작해 몇 달 동안 꾸준히 운동을 했다. 그러나 이 주부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다. 수영은 부력을 받는 운동이라 관절이나 뼈에 직접적인 자극을 가하지 않는 운동이므로 골다공증 치료에는 별반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가벼운 배낭을 메고 산에 가는 날을 늘리는 것이 훨씬 좋은 운동방법이다. 등산을 할 때 걷는 동작은 자기 몸무게를 뼈에 직접 실리게 하여 뼈의 생성을 자극할 수 있다. 가벼운 배낭은 중심부로 무게를 약간 더 몰아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산을 내려올 때 뛰어 내려오는 동작이나 오를 때 너무 허리를 숙이는 동작은 허리뼈에 부담을 많이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천천히 산을 음미하며 오르내려야 한다. ▲당뇨환자 등산할 때 조심 칠순 노인이 당뇨 조절이 잘 안 되자 홧김에 등산을 하루에 2시간씩 매일 강행했다. 어느날 산에서 내려오다가 발가락이 아파서 신발을 벗어보니 여기저기 물집이 잡혀 있고 빨갛게 달아오른 자리도 몇 군데 눈에 띄었다. 이는 잘못된 운동이 병을 악화시킨 전형적인 사례다. 당뇨병 환자가 운동을 할 때는 발 관리가 기본이다. 당뇨병으로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신경합병증으로 감각이 무디어지고 혈관마저 딱딱해지고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상황에서 균의 침투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시간 이상 운동을 할 때는 중간에 30분마다 물과 포도당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자주 발에 상처나 물집이 안 생겼는지 점검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이 당 조절에는 좋지만 약의 양을 정하는 것처럼 운동시간도 몸속의 혈당 상태에 맞추어야 한다. 손자를 업고 동네 한바퀴를 돈다든가 골목길을 청소하는 등 생활에서 자연스레 활동량을 늘리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약 먹듯, 운동도 처방 받아서 해야 운동은 일주일에 3회 이상 하고 한 번에 2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유행을 쫓거나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너무 비장한 각오로 임하면 무리가 되어 다치거나 운동을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가벼운 마음으로 3∼6개월에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10% 정도 낮은 강도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는 “질병이 있어 운동을 해야 한다면, 약의 가지 수나 양 그리고 복용방법을 궁금해하듯, 의사에게 운동의 종류와 강도, 횟수 등을 처방받는 것이 현명한 건강관리법”이라고 말했다. 〈도움말: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진영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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