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여 물을 많이 마셔라
여성들이여 물을 많이 마셔라
  • 신문사
  • 승인 2004.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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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 모자라면 몸 붓고 비만·변비 일으켜
커피 한잔 마시면 물 1.5~2잔량 빠져 나가
A씨는 30대 중반의 가정주부이다. 아침마다 일어나면 몸이 붓는 증세로 진료실을 찾았다. 얼굴이 푸석푸석하여 화장도 잘 안 되고, 체중도 느는 것 같고, 변비도 있었다. 그동안 주위에서 들은 대로 자기 직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낮에는 가급적 물을 덜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잔이 도움이 되는 듯했으나, 나중에는 소위 ‘신장약’(이뇨제)을 써야 소변이 나오고 부기가 빠지는 것 같았다. A씨 문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종이지만 실제로는 만성탈수이다. 만성탈수란 신체의 60~70%를 차지하는 물이 만성적으로 5% 이내에서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왜 몸이 붓는가. 그건 만성탈수가 지속적인 상태에서는 수면시 반작용으로 세포나 혈관 내의 물이 세포 사이로 빠져나와 부종을 만들기 때문이다. 즉, 새벽과 아침에는 붓고 활동하는 낮 시간과 밤에는 몸의 수분량이 떨어진 상태이다. 물을 잘 마시지 않는 것 외에 몸의 수분을 뺏어 가는 것은 커피·홍차·녹차·콜라·초콜릿 등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와 술을 들 수 있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이뇨작용이 있어서 함께 마신 수분의 양보다 더 많은 수분을 소변으로 배출한다. 대체로 커피나 술을 한잔 마시면 1.5~2잔 정도의 물이 빠져나간다고 보면 된다. 수분을 보충하지 않고 사우나나 찜질을 오래 하는 것도 만성탈수의 원인이 된다. 사우나나 찜질 직후에는 피부로 혈액이 몰려 좋은 느낌이 들지만 몸속은 물이 부족한 것이다. 만성탈수는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때 변비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흔한데, 변비약은 이뇨제와 마찬가지로 신체의 수분을 빼앗아 간다. 차이점은 물이 소변이 아닌 대변으로 배출된다는 점이다. 만성탈수는 비만을 일으키기도 한다. 탈수시 일어나는 갈증과 공복감이 종종 혼돈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물을 마시는 대신 오히려 음식을 더 먹게 되고 더 먹은 음식은 부종과 함께 체중을 증가시킨다. 여성들이 흔히 하는 말로 “몸이 부으면 살이 된다”고 하는 것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만성탈수는 또한 피부 미용과 노화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수분이 부족한 피부는 윤기가 없고 쉽게 주름이 생긴다. 따라서 평소에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특히 여성들은 더 그렇다. 최근에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물을 하루 100㏄ 정도 덜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아도 여성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수분이 부족하기 쉬운데 물을 덜 마시면 더욱 문제가 된다. 음료의 종류로는 아무것도 들어가 있지 않은 물 그 자체나 과거에 흔히 마셨던 보리차·숭늉 등이 가장 좋다. 청량음료나 주스 등은 첨가된 설탕으로 칼로리 과다 섭취의 원인이 된다. 물이 가장 좋은 음료이다. 우리는 음식과 함께 어느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지만 몸에 필요한 수분은 항상 부족하다. 하루 6~8컵(1~1.5ℓ)을 따로 더 마시는 것이 좋다. 만성탈수가 있는 사람이 물을 많이 마시기 시작하면 처음 며칠은 가지고 있던 증세가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즉, 아침에 더 붓거나 체중이 더 불거나 할 수 있다. 이전에 카페인 음료, 이뇨제, 변비약 등을 많이 사용한 사람일수록 이것들을 끊고 물만 많이 마시면 증세가 더 심해지기 마련이다. 그것이 힘들면 물은 많이 마시면서 위의 악화요인을 하나씩 서서히 줄여가는 것도 방법이 된다. 어떤 경우든 보통 1~2주만 버티면 몸의 탈수가 없어지면서 이 증세가 서서히 사라지게 됨을 느끼게 된다.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신체의 수분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A씨는 다행히도 의사를 믿고 이 과정을 꿋꿋이 견뎌냈다. 그녀의 피부는 이제 윤기 있고 화장발도 잘 받는다. 변비도 없어졌고 체중도 잘 유지되고 있다. 하루 대여섯 잔씩 마시던 커피도 요즈음 어쩌다 한잔이지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고 한다.(유태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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