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신질환 산재 인정 급증
직장인 정신질환 산재 인정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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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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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사 직원들의 정신건강은 몇점입니까``. 요즘 기업들이 종업원의 정신건강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정신과질환의 산재인정률이 급증하고,노사분쟁의 쟁점으로 부각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특히 직원의 정신건강이 생산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지난 8일 한국노동연구원은 한국직무스트레스학회의 후원을 받아 ``기업의 직무 스트레스 문제와 해결책``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종업원의 정신건강이 곧 건강한 기업``이라는 새로운 등식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 정신건강 갈수록 피폐=직장인의 스트레스가 가져오는 작업 손실과 생산성 저하는 의외로 심각하다.미국에선 가까운 장래에 스트레스에 의한 각종 질환이 심장질환 다음으로 기업에 손해를 끼칠 것으로 예측한다.근로자 중 25%가 평생 한 번은 우울증과 스트레스성 불안장애에 걸리며, 20%는 알코올을 남용하는 등 근로자 1명당 8000달러와 16일의 노동일수 손실을 입힌다는 것. 국내에서 업무상 스트레스로 발생한 질병을 산업재해로 처음 인정한 것은 2000년.이후 2001년 27명,2002년 45명,2003년 85명 등 환자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인제대의대 정신과 우종민 교수는 ¨지금까지 기업들은 종업원의 정신질환을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겨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생산성 저하뿐 아니라 대형사고.노사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소지가 많아 언제까지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문제는 고용불안과 회사의 성장만을 강요하는 기업문화 때문에 갈수록 스트레스 질환이 늘어난다는 점. 우교수팀이 작년 5~10월 서울.부산.인천 등 10개 지역 사업장 2천7백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3명이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전체의 11%는 우울증.불안증.신경쇠약.화병 등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당장 상담과 진료가 필요했다.◆ 더이상 개인문제 아니다=지금까지 종업원 정신건강관리는 기업이 마지못해 따라가는 형국이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바꾸라고 주문한다.산업구조가 단순 생산중심에서 고도의 지식노동이 중시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기 때문. 근로자의 자발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만큼 직원들의 정신건강 수준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는 것. 이런 관점에서 IBM.제너럴 모터스.AT& T.존슨 앤 존슨.듀퐁.소니 등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정신건강증진 프로그램을 통해 활기찬 직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하자=우리나라에선 2002년 7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 직무스트레스에 의한 직장인의 건강장해예방을 위해 사업주가 나서도록 규정하고 있다.적절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스트레스 장해를 줄이도록 한 것. 관건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에 달려있다.종업원과 가족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고용 원조 프로그램(Employment Assistance Program)``과 같은 정신건강관리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 직원 고충을 상담하는 회사내 상설 상담창구를 만들고, 필요할 때는 외부 전문가와 신속한 연결도 시켜줘야 한다.일본 도쿄 경제대학 사토루 시마 교수는 ¨스트레스를 만드는 조직문화는 발견 즉시 개선해야 한다¨며 특히 직장 상사는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는 부하직원을 일찍 찾아내 치료해줘야 하는 의무도 있다¨고 말했다.국내에선 유한 킴벌리가 직원.배우자를 대상으로 대인관계.가정 문제.정서적 어려움 등을 상담해주는 ``전문상담 지원제도``를 3년전부터 운영하고 있다.이 회사 최호연 부장은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 상담 내용에 대한 비밀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상담 장소를 회사가 아닌 다른 장소로 정하고 외부 전문 상담가를 활용할 때 효과가 높았다¨고 설명했다.종업원 스스로 자신의 스트레스 원인과 문제점을 인식,개선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우교수는 ¨회사 뿐 아니라 직장인도 평상시 주변 사람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취미활동.운동.복식호흡 등 개인에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익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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