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길 따라 서천 동백숲 봄나들이
벚꽃길 따라 서천 동백숲 봄나들이
  • 신문사
  • 승인 200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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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까지가 남도 북녘과 중부(충청)지방 벚꽃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하동 화개 벚꽃은 지난 주말을 끝으로 완전히 졌고, 구례 이북 곡성과 남원, 그리고 전북(전주~군산 벚꽃길과 완주 송광사 들머리 벚꽃길 등) 쪽으로 절정기가 올라오고 있다. 이번 주말에 벚꽃과 함께 동백꽃을 만나보고 봄철의 별미 주꾸미를 실컷 먹어볼 수 있는 곳으로 충남 서산과 서천이 좋다. 이 지역은 위치가 전국적으로 가운데에 해당하는 곳이어서 서해안고속도로만 타면 북부나 남부 어느쪽에서도 오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들이 벚꽃과 개나리에 취해 있는 이때 서천에 가면 시기나 북한계에 있어서 이 땅 동백꽃의 끝머리라 할 수 있는 마량 동백정 동백꽃이 있다. 동백정 동백꽃은 해안 벼랑가에 있는 동백정이라는 정자를 안고 그 둘레에 피어있다. 50여년 된 동백나무가 바닷가 동산 전체를 숲으로 채우고 쪽빛 수평선과 대비색을 이루고 있는 모습도 볼 만하다. 특히 중부 지방 일대에서는 오래된 동백을 보기가 쉽지 않아서 요즘 많은 사람들이 벚꽃보다 이 동백을 보러 몰려든다. 봄에 피니 춘백이 맞겠군반백년 나무 진홍색 망울쪽빛 바다로올해도 후두둑 떨어지겠지 이보다 조금 아래 고창 선운사에 동백이 있긴 하지만 숲을 막아놓아서 사람들이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는 데 비해 동백정 동백은 동백나무 아래에서 쉬고 도시락을 먹을 수 있어서 정감이 다르다. 이 동백은 봄에 피므로 사실은 춘백(春伯)이라고 불러야 한다. 동백정 춘백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윗쪽에서 가장 늦게까지 피는 동백꽃인 셈이다. 동백정 동백숲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게 조성되고 관리가 잘 된 동백숲이다.조선시대때 어느 현감이 현몽으로 이곳에 동백나무를 심고 정자를 지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지방관리가 유희장소로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동백정이 있던 자리는 원래 바다쪽으로 길게 나온 모래톱이어서 아름답기 그지없는 해수욕장이었는데 80년대 초에 화력발전소가 들어서는 바람에 지금은 자투리에 동백정과 동백숲만 남게 된 것이다. 동백정 동백꽃은 한국 토종이어서 진홍색 꽃잎에 샛노란 꽃술이 돋보이는 홑꽃이다. 동백나무의 크기가 대단해서 나무 한 그루가 가지를 펼쳐 차지하고 있는 사방 지름이 20m쯤 된다. 사람들은 이 나무 아래 그늘에 들어가 뚝뚝 떨어지는 동백꽃을 받으며 사진도 찍고 데이트도 한다. 동백꽃은 조금이라도 시들어 추한 모습을 보이기 전에 뚝뚝 떨어져 버린다고 해서 ‘자존심이 강한 꽃’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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