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몸부림칠 때 나를 찾아 그 섬으로…
고독이 몸부림칠 때 나를 찾아 그 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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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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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 맛보기’완도 기행뭍이 개발과 문명으로 넘쳐날 때, 그리고 도시인들이 이 문명생활에 지겨워할 때 섬이야말로 새로운 여행을 위한 대안이다. 우리나라엔 남북한 합쳐 4천여개의 섬이 있다. 섬으로만 이루어진 군들도 많다. 경기도 옹진군, 전라남도 신안군, 진도군, 완도군, 경상남도 남해군, 경상북도 울릉군 등이다. 최근엔 제주도 등지에서 비롯해서 배를 타고 가까운 섬들을 돌아보는 크루즈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여기에 ‘무인도 여행’ 개념을 도입해 적극적인 ‘섬 여행’을 개발하고 있는 곳이 있다. 전남 완도군은 ‘완도 무인도 기행’이라는 상품을 개발해 홍보하고 있다. 완도군의 설명에 따르면 무인도 기행이란, 태고의 신비와 독특한 섬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유·무인도를 돌아보며 도시의 찌들린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하고 적막한 바다 한가운데서 자연과 더불어 참다운 자아를 찾아가는 테마기행이다. 주 5일 근무제 시행 및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등 최근 몇 년 사이 관광여건 변화로 서해안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청정해역 완도바다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건강지향의 체험·체류형 관광을 북돋우겠다는 기획이다. 완도 무인도 기행 코스를 보면 당일 일정으로 화흥포항-소안 당사도 등대-무인도 선상 유람-보길도-해수사우나(씨월드호텔)-특산품코너-귀향, 1박 2일 일정은 완도항-청산도 서편제 촬영장-완도(1박)-소안 당사도 등대-무인도 선상 유람-보길도-고기잡이(개맥이) 바다체험장-완도-귀향이다. 청산도 돌담길, 당사도 등대 돌아불근도·복생도·기도…배 위에서 맛보는 태고의 신비적막한 바다, 고독마저 달콤하다각 여행지별 특성을 보면, 화흥포항은 ‘태평양으로 지는 일몰’이 유명한 곳이고,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의 들판 사이 돌담길에서 북을 치고 춤을 추며 판소리를 부르는 장면을 찍은 곳으로 지금도 초분, 상투집 등 토속문화가 잘 보존돼 있다. 당사도 등대는 일제가 일본으로의 전쟁물자 수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항일운동이 활발했던 소안도 삭람들이 당사도에 상륙하여 일본인 등대지기를 처치한 곳으로 유명하다. 당사도에서는 <그 섬에 가고 싶다>라는 영화도 찍었다. 당사도에서 나와 보길도로 가는 도중에 불근도, 북생도, 시도 등 아열대 상록수림이 아름다운 무인도에 들르거나 배를 타고 돌며 구경한다.1박 2일 일정에서 들르는 소안도는 일제때 민족의식 교육과 독립운동 지도자 양성으로 유명했던 사립 소안학교가 있었던 곳이다. 소안도에서는 요즘 전복양식이 성행해서 가구당 5천만원~1억원씩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소안도의 미라리해수욕장은 천연기념물 상록수림을 두르고 있는 몽돌해수욕장이어서 여름에 피서객들이 줄을 잇는다. 또 소안도에서는 개맥이(개막이)라고 하는 이색적인 고기잡이 체험을 실시한다. 매달 사리를 전후해서 2번씩 실시하는 개맥이는 이 지역 특유의 전통 고기잡이로, 개펄 중간쯤에 일렬로 막대를 박고 1km 안팎 길이의 그물을 묻어 놓았다가 물이 들면 일제히 부표와 함께 그물을 들어올려 고기를 가두어 잡는 방법이다. “개를 막는다”는 뜻에서 개막이에서 개맥이로 말이 바뀐 것이다.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 유적지와 예송리해수욕장 등 빼어난 해수욕장들이 많다. ‘완도 무인도 기행’은 완전히 무인도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지만 최초로 무인도들을 끼워넣어 ‘무인도’를 본격적인 여행지로 삼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성공여부가 여행계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잘만 운행되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을 불러들이는 ‘섬 부자 나라’의 독특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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