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미술관 문 연 서양화가 정경자화백
개인 미술관 문 연 서양화가 정경자화백
  • 양평
  • 승인 2001.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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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파리생활 접고 자연과 호흡하며
소녀같은 순수한 ‘삶과 열정’을 화폭에 담는다
자동차로 지제면 소재지를 거쳐 10여분 망미리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유난히 큰 미술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지제면 망미리 781번지에 소재한‘정경자 미술관’ 모네가 말년을 보낸‘지베르니’정원을 연상시키는 정경자미술관은 양평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주변에는 가을의 풍성한 들녁이 펼쳐져 있고 엷은 회벽으로 마무리된 근사한 미술관 아담한 집 한채가 마주보고 서 있다. 정경자화백이 파리에 거주할 당시 싫증나게 보러 다녔던 곳이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이어서일까.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연못이며 구름다리, 산으로 구불구불 나있는 오솔길은 한폭의 풍경화를 떠올리게 한다. “파리시절 처음으로 루브르미술관에 갔었는데 유치원 꼬마들이 명작을 묘사하는 모습을 보고 온몸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예술이라는게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 미술문화 일부라도 국내에서 실천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우리 미술관은 어린이 관람객들을 제일 귀한 손님으로 맞이하고 있어요.” 정경자미술관은 작품을 보관, 전시하는 개인적인 측면 외에 토요일과 일요일 지역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이나, 아동들의 학습장등 자연과 미술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개방하고 있다. 서양화가 정경자화백은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미술대학을 다닌 후 일찌기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30여년 동안 파리에서 살면서 그림을 그려왔다. 6개월정도의 학비와 생활비만 챙겨 떠난 유학길이었건만 막상 세느강변을 스케치한 그림이라든지 정물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들이 쏠쏠히 팔려 그녀는 비교적 안정되게 파리에 정착할 수 있었다. 오로지 그림하나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파리생활. 그 작은 몸집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결혼도 미루고‘삶의 일부’도 아닌‘삶 전체’를 불사른 창작열과 파리화단에서 진정한 경쟁을 통해 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점은 그의 예술혼을 단적으로 표현해 준다. 어느날 문득 정화백은 작업실 창가로 날아드는 꿀벌 한마리가 눈시울을 뜨겁게 함도 다 고향의 그리움 탓으로 생각한 순간 30여년 이방인으로서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고국으로 귀국을 서둘렀다고 한다. 그렇게하여 찾은 곳이 물 맑고 산 좋은 고장 양평, 그곳에서도 풍광좋은 망미리 한켠에 미술관을 짓기 시작한 정화백과 남편 이흥록관장(변호사). 미술관을 손수 설계하고 직접 건축자재를 고르며 나이가 들어도 무뎌지지 않는 소년ㆍ소녀같은 열정으로 서로의 삶을 부추겨 주고 있는 그들은 초등학교 동기동창 사이로 뒤늦게 서로 만나 예술적 동반자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양평에서 생활하는 요즘 정경자 회화의 가장 큰 주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것을 아우르는 생명의 변화이다. “인간의 순수한 사랑이나 자연의 따뜻한 정감을 화폭에 옮기는 중입니다.” 망미리에 정착한 정화백은 이제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과 이야기를 나누며 산과 나무와 온갖 꽃들과 화폭속에서 속삭인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림들은 한결같이 환상적 세계의 연출로 가시화된다. 정경자미술관 : 772-9728 011-271-9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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