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서종면 익명의 독지가, 2년째 선행 실천
양평군 서종면 익명의 독지가, 2년째 선행 실천
  • 양평백운신문
  • 승인 2020.10.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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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서종면에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얼굴없는 난방 천사가 나타난다.

 

시작은 지난해 10월 말 하얀 모자를 쓴 어르신이 봉투 하나를 건네곤 갑자기 사라진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뒤늦게 봉투 안의 메모지와 돈을 확인한 담당 주무관이 뒤를 따라 나갔지만, 어르신은 바람과 같이 사라져 버렸다. 메모지에는 연탄 집 연락처와 함께 나눠 달라는 짧은 메모와 함께 현금 80만원이 들어있었다. 덕분에 지난해 서종면에서 연탄 난방을 하는 가정들은 조금 더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 1022일 또 다시 난방 천사가 나타났다. 면사무소 입구에 다시 현금 80만원이 든 봉투만 전해달라고 부탁하고는 나가는 것을 겨우 따라가서 붙잡고 몇 마디 나눌 수 있었지만 어르신은 한사코 본인의 이름이나 사는 동네도 자신에 대한 어떤 것도 말해주지 않았다.

 

다만, 기부 이유에 대해서 묻자 우리집이 따뜻해서 왔습니다. (누군가)춥게 지낼까 봐요라고 짧게 말하곤 서둘러 떠났다. 연탄이라고 썼지만 난방유나 가스도 상관없으니 어려운 사람들 따뜻하게 잘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말씀만 덧붙이시고는 말이다.

 

내가 따뜻한데 남이 추울까봐 그것이 마음이 쓰여 봉투를 건네는 손길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혼자만 잘 살면 그만인 세상이라고들 하지만 서종면은 그렇지 않은 곳이었다.

 

신희구 서종면장은 코로나 블루나 경기침체 뉴스를 보면 험한 소식들로 몸과 마음이 지칠 때가 많지만 서종에서는 이런 따뜻한 선행을 실천하는 숨은 이웃들을 많이 만난다, “그들의 마음과 만날 때마다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하게 되고,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정말 감사하드리며, 저희도 열심히 나누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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