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그룹 bob의 ‘스크레치 기법으로 그림 그리기’가 오는 25일 오후 4시 양평 바탕골예술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공연은 날카롭고 은유적이며 암울하면서도 공허하다. 일상에서 우리가 부딪치는 아픔을 육체로 표현하려 한다. 어렸을 적 누구나 24가지색 크레파스로 하얀 스케치북에 23가지 색을 칠한 뒤 24번째 검정색 크레파스로 덧칠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온통 까맣게 칠한 도화지를 이쑤시개나 성냥개비로 긁으면 다시 23가지색을 살릴 수 있는 그림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법이 미술용어로 스크레치 기법이다. 이를 인간의 삶과 대비시키면 조금 색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뾰족한 그것은 예쁜 공주를 탄생시키기도 하고 왕관도 나오게 할 수 있으며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왕자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스케치북을 넘겨 뒤를 살펴보면 맨몸은 온통 상처 투성이임을 알 수 있다.
“작품은, 남에게 상처가 되고 상처로 남게되는 그것이 언어든 몸이든 간에 아무렇지 않게 행하고 있는 ‘나’나 ‘너’를 보여주려 한다”는게 안무자 임소연씨의 설명이다.
따라서 무용수들의 개개인 및 군무 동작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콤파스 같은 손이나 발 끝의 미묘한 움직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문의 774-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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