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갈등 위기는 곧 기회다
축구계 갈등 위기는 곧 기회다
  • 백운신문편집부
  • 승인 200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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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측의 축구단 연승은 … 겨레에게 또다시 기쁨을 준 민족공동의 승리로써 … 우리 민족끼리 힘과 지혜를 합치면서 더 큰 저력으로 나라의 자주통일도 가져올 수 있다는 확산을 주고 있다.”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서해교전이 불거진 다음날인 6월 30일 북한 축구협회 회장이 정몽균 대한축구협회 회장 앞으로 보낸 축하편지 한토막이다.

  군사충돌 속에서도 6월 29일 터키전을 끝으로 한일월드컵 4강이 확정된 것을 민족의 경사로 덕담을 건넨 것이다.

 

  앞서 1929년부터 1946년까지 경성(서울)팀과 평양팀이 ‘경평축구’라는 이름으로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모두 8회에 걸쳐 총 23경기를 치렀다.  첫 경기에 7천여명의 관중이 몰렸으니 당시로서는 신명나는 축제판을 벌인 셈이다.  온 국민이 열광적인 성원을 보낸 것은 일제 식민통치에 따른 설움을 달래고 민족 에너지를 결집시키는 결정적인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양평축구협회와 생활체육축구연합회가 상대 단체에서 주관하는 대회에 불참하는등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지역민들의 우려의 소리가 높다.

  생활체육축구연합회(회장 김종기)소속 강상ㆍ마명(강하)ㆍ양동ㆍ옥천ㆍ용문ㆍ청계(양서)등 6개 조기축구회가 지난 3월 27일 양평군 체육회장기대회 축구경기에 불참, 결국 반쪽경기로 진행됐다.

 

  생활체육축구연합회가 재구성되면서 축구협회와 미묘한 역학관계로 인한 갈등이 표현화된 대표적인 사례다.

 

  양측 관계자는 몇 차례 접촉, 분열된 조직을 일원화하고자 의견을 개진했으나 서로 상반된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별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4월중에 있는 경기도 생활체육협의회 주관 축구경기에 축구협회 소속 조기축구회가 불참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양단체 소속 동호는 회원간 반목이 심해져 각 읍ㆍ면 지역간 분열양상으로 비화되는 조짐이다.

 

  사태가 이쯤되자 시민단체인 양평사랑 한마음회(회장 이태영)가 ‘축구인 화합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군 체육회, 생활체육협의회, 생활체육축구연합회, 축구협회, 각 조기축구회와 한마음회등 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대통합을 위한 솔로몬의 지혜와 묘안을 짜내자는 제언이다.

 

  수도권 최적의 레포츠 관광 도시로 양평을 발전시키기 위해 축구인들이 할일은 많다.  축구공원 유치, 인조잔디구장 조성, 공설운동장건립 추진, 각 읍ㆍ면 생활체육공원 조성, 대규모 축구캠프 조성등 체육인프라 구축을 위한 시책사업이 산적해 있다.

  순수와 땀, 열정으로 뭉친 스포츠 정신이 반목과 대립, 불신으로 변질되어서는 결코 안될 말이다. “마음을 비우고 다시 시작하자”는 시민단체의 제언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아량과 배려가 절실하다.

 

  위기는 곧 기회다.  양평군민들의 이번 사태를 주목하는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다.  일제 때 민족 자존심을 일깨운 축구가 민족화합의 물꼬를 텃듯이, 일촉즉발 남북대립속에서도 월드컵 축하 메시지가 오갔듯이 갈등의 벽을 넘어 양평군민이 하나된 축구 한마당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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