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더 이상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취업! 더 이상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 양평백운신문
  • 승인 2015.09.16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운면 직업상담사 오영민
 

요즘의 드라마는 ‘사랑’이나 ‘재벌가’의 이야기 등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많아 즐겨보지 않는데, 지난 해 방영된 드라마 ‘미생’은 요즘 젊은이들의 고민거리인 ‘취업’과 ‘직장생활’이라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어 많이 공감을 하며 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 속의 주인공 장그래 만큼 잘생기지 않았지만, 마치 저 자신이 장그래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취업은 눈물이 날 정도로 절실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력서를 한두 번 작성해서 취업하는 일은 정말 특별한 경우이고, 보통은 이력서를 작성하고 지원하는 일을 반복하다가 자신만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양식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지원업체 이름만 바꿔가며 이곳저곳 지원하는 구직활동의 고수의 단계까지 이르렀는데, 그렇다고 해서 구직활동 하는 것이 쉽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매번 이러한 과정이 고통스러웠던 것은 취업의 부담감과 소위 말하는 스펙을 더 쌓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자책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구직활동을 하면서, 누구의 도움을 받거나 어디를 찾아가는 일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완전히 드러낸다는 것이 벌거벗겨지는 것처럼 부끄럽기도 했고, 한편으로 어디를 찾아간다고 해도 받을 수 있는 도움이 클 것 같지도 않았으며 필요한 정보는 스스로도 잘 찾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구직활동은 오로지 저 자신이 혼자 짊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구인구직을 연결해주는 직업상담사 업무를 하면서, 앞에서 말한 드라마 ‘미생’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물론 취업과 직장생활을 다룬 드라마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라는 대사가 자꾸 머릿속을 맴돌기 때문입니다.

직업상담사가 되어 구직자와 상담하여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일을 하다보니, 저 자신도 일자리를 찾을 때 일자리센터를 찾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업의 표면적인 도움을 넘어, 혼자서 짊어져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자리 찾기가, 다른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자리를 찾을 수 있었겠구나 하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에 어떤 일자리가 있고, 어떤 구직자를 필요로 하는지 등의 정보 제공이 물론 기본적으로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더불어 구직자에게 더 적합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려고 노력하고, 이에 대해 찾아온 구직자가 고마움을 표시해줄 때, 이 일의 보람도 느끼고, 나도 이러한 일자리센터를 이용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왠지 민망한 후회가 됩니다.

이것은 물론 대도시에 비해 인구가 많지 않다는 지역적 특색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직업상담사를 각 읍·면에 배치하여 많은 구직자를 만나는 것보다 조금 더 구직자를 깊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는 양평군의 일자리센터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구직자를 정보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웃으로 만날 수 있어, 이곳에서의 업무가 더 보람되고 즐거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라는 말은 구직자와 직업상담사와의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직업상담사 사이에서 적용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족한 제가 직업상담사 업무를 할 수 있는 것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른 직업상담사와 함께 협조하여 일을 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상담사 선생님께 그 지역의 정보도 얻고, 여러 가지 문제로 취업이 힘든 구직자에게 어떻게 지원을 해주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나누어, 원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주기적인 직업상담사 간담회와 인근 지역의 직업상담사 선생님과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편성된 것이, 직업상담사 간의 유대감도 형성되고 앞서 말한 의견교환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4050 논스톱 취업지원 대상자 선정회의 등을 통해, 단순히 취업만을 위한 일자리센터가 아닌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와도 연계된 다각적이고 따뜻한 일자리센터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업상담사가 되어 업무를 하면서, 이제는 구직 활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꼭 권하고 싶습니다.  ‘일자리센터를 방문해 보세요!

구직활동은 혼자 할 필요가 없으며, 담당 상담사 한 명만 아니라 여러 상담사와 기관들이 함께 논의하고 고민하여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정보 검색이 전부가 아니니 젊은 분들도 꼭 찾아가보세요.‘

이렇게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이용해보라고 진심으로 권할 수 있다는 점만 보아도 이 일이 정말 보람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도 처음 가졌던 마음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