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안보·통일의 달
8월은 안보·통일의 달
  • 양평백운신문
  • 승인 2015.08.2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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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보훈지청 선양담당 오제호
현충일·한국전쟁·연평해전일이 연달은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 불리고, 정전협정일·UN군 참전의 날로 대표되는 7월은 ‘평화와 감사의 달’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8월은 어떤 수식어로서 그 현대사적 성격이 적절히 규정될 수 있을까? 사실 8월에는 너무도 많은 일이 있어서 그 전부를 일률적으로 규정할 수 는 없다. 8·15, 한미상호방위조약의 가조인, 을지연습 등 일견 무관해 보이는 사건 혹은 사실들이 연달아 있는 것이 8월이다. 하지만 이들은 8월의 성격을 대략적이나마 규정해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준다.

8·15는 우리에게 두 가지 의미로 다가오는데 그 하나는 광복이다. 광복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에게 잃었던 대한이란 나라와 그 주권을 되찾은 사실을 가리킨다. 흔히들 일제 강점 36년 동안 ‘나라 잃은 설움’을 겪었다고 하는데, 이는 당시의 우리민족에게 생존·평화·자유의 향유를 보장해 줄 실체가 없어, 천부인권마저 침해받았던 당시 우리민족의 수난상을 단적으로 나타내 준다. 이러한 설움에서 벗어난 것이 바로 광복인 것이다. 한편 8·15의 두 번째 의미는 분단이라 할 수 있는데, 명목상으로는 1948년 9월 9일 북한정권의 성립이 분단의 기점(起點)이나, 실질적으로는 광복과 동시에 이루어진 미소의 진주와 좌우 갈등을 분단의 시작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단은 6·25로 비화되어 수백만의 사상자를 낸 채 고착화되어, 북한의 적화통일 방침은 남한에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떠올랐다. 이에 남한은 북한의 물리력을 억지하고 재기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군사동맹을 추진했는데, 1953년 8월 8일 상호방위조약이 가조인 됨으로써 한미동맹 62년사는 시작되었다. 이로써 남한은 안보의 근간을 마련할 수 있었고, 물심양면의 막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며, 반공전선의 든든한 보루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1953년 8월 8일의 맹약이 없었다면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푸른 기와의 누각에는 인공기가 휘날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상술(上述)한 대북 억지장치를 통해 대규모 남침은 막았지만, 북한의 산발적 준동마저 완전히 억누른 것은 아니었다. 일명 ‘김신조 사건’으로 불리는 1968년의 1·21 사태는 남한을 비물리적 방법으로 와해시키려는 북한의 대표적 도발이었다. 이에 남한은 한미동맹이란 물리적 장치로 해결할 수 없는 북한의 공작에 대비할 전정부적 비상대비 체계를 ‘태극연습’이라는 이름으로 구축했다. 이듬해인 1969년 을지문덕의 호국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에서 ‘을지연습’으로 명명되기 시작한 이래, 올해로써 48회를 맞은 을지연습은 매년 8월 중순 전 정부기관과 국민이 함께 수행하는 종합 안보훈련으로 자리매김 했다.

결국 종합해보면1945년 8월 15일의 광복은 일제에 의한 심각한 안보의 침해를 극복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동시에 시작된 분단은 우리에게 북한발 안보위협이라는 현대사 최대의 과제를 안겨주었는데, 1953년 8월 8일의 한미동맹은 북한의 대규모 물리적 공세를 62년간 완벽에 가깝게 저지해온 제1의 안보장치로 기능해오고 있다. 한편 1968년부터 시작된 을지연습은 비물리적 내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자주국방체계 구축의 일환으로서 매년 8월 민관 합동으로 실시하는 거버넌스적 종합 안보훈련이다. 이처럼 현대 대한민국의 8월은 분단에서 비롯된 ‘대한민국을 와해시키려는 준동에 대응하여 굳건한 안보체계를 수립하려는 노력의 연속’으로 그 성격이 규정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8월의 안보에의 노력은 분단극복의 원동력으로 승화될 수 있다. 사실 통일은 안보의 최선책 혹은 궁극적 도달점으로, 안보는 통일에 대한 필요조건으로서 기능한다. 즉 안보와 통일은 불가분의 관계로서 굳건한 안보가 통일로 귀결됨은 장기적으로 필연적인 일이라 할 것이다. 또한 명목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분단이 시작된 8월을 그 극복의 시발로 삼을 수 있다면 역사적으로도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다. 이에 8월을 ‘안보·통일의 달’로 지정하여, 이를 민족사의 일대 전환점으로 삼아 봄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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