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대안초등학교 하늘새싹자람터
양평 대안초등학교 하늘새싹자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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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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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리더십`스스로 터득·개발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에서 대명비발디파크쪽으로 5분만 들어가면 아담한 건물 두개가 다정하게 어깨를 기대고 있는 학교건물이 나타난다. 폐교자리에 들어선 대안초등학교인 하늘새싹자람터다.학생들의 눈망울이 유난히 또랑또랑하고 표정이 밝다는 것 외에 는 겉으로 볼 때 별다른 특징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학교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내딛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은 집에서 다니지만 4학년 이상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할 예정 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초등기숙제 대안학교인 셈이 다.“단순히 자립심을 키운다는 차원이 아닙니다. 가정에서는 부모 님의 기대치가 높아서 겪는 상처가 많지요. 하지만 떨어져 있으 면 부모들도 아이에게 가졌던 마음을 다시 성찰하게 되고 자녀들 에게서는 치유와 회복과 더 나은 방향으로의 자라남이 나타납니 다.” 하늘새싹자람터 이은옥 교장의 말이다.이 학교의 독특한 학습방법은 학생들이 직접 수업을 기획, 진행 하고 평가도 하는 프로젝트 수업. 프로젝트 수업의 하나로 하늘 새싹자람터 학생들은 지난 2002년 10월 학교안에서 명상엑스포를 열었다.어린 학생들이 준비한 엑스포에 소개된 미소명상은 이곳을 찾은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눈을 감고 자기가 가장 활짝 웃었을 때의 장면을 생각해보고 그 웃음지어보기, 거울을 보고 웃는 표 정을 지어본 뒤 가장 마음에 드는 웃는 표정 찾기 등 재치있는 내용이 가득했다. 또 어린이들이 개발한 명상은 나무명상, 시냇 물명상, 차명상 등 다양했다. 명상 엑스포관을 찾은 어른들은 깜 깜한 방안에 야광별을 달아놓은 ‘충전의 섬’이라는 부스에 들 어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세요”라는 어린이 진행자의 말에 따라 편안히 누웠다. 25분 가량 명상을 하면서 잠시지만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순간을 맞아 눈물을 흘린 관람객이 적지 않았다는 것.춘천시 동산면에서 지난 2002년 교사 4명, 학생 12명으로 출발한 하늘새싹자람터는 이제 전인학교라는 틀속에서 전국적으로도 드 문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통합 운영되는 12년제 대안학 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 7월 강원도 교육청으로부터 전인고 등학교가 특성화학교로 인가를 받아 내년 정식 개교를 앞두고 있 다. 전인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사회 곳곳에서 귀가 닳도록 들었지만 입시교육에 짓눌려 제도교육권에서 실천하지 못한 이성 (IQ)과 감성(EQ)과 영성(SQ)이 조화를 이룬 전인교육의 실체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자신의 본래다움을 활짝 꽃피우도록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 다는 것을 믿도록 돕는 것이 전인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교육방법 입니다.” 전인고등학교 서예령 교사는 또 “역사 현장을 둘러보 고 그 현장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책을 찾게 되는 등 필요에 의 해 지식은 자석에 철가루가 달라붙듯 따라오게 돼있다”고 힘주 어 말했다.지난 20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춘천 전인학교 강당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전인교육 사례발표회도 학생들이 전체를 기획하고 진행까지 맡았다. 이 발표회는 지난 7월 10일부터 9월 17일까지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고등학생 등 19명이 4개 팀으로 나뉘 어 장장 60일에 걸쳐 전국을 답파한 ‘새로운 세계 창조를 위한 탐구기행’에 대한 보고회였다.한 조에서 문제가 생기면 모든 조의 이동이 중지되는 라인스톱제 도가 발동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 기행을 통해 리더십이 쑥쑥 자라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참가학생들의 얘기 다.전인고등학교 1학년인 고은영양은 “탐구기행에 참가한 사람들은 나 스스로를 높인다는 뜻의 엄지손가락과 쭉 앞으로 나가는 실 행을 뜻하는 검지, 남과 더불어 사는 중지 등 세 손가락 원칙을 갖고 기행에 임했다”고 말했다.지난해 10월 학교측은 학생들에게 2000만원으로 도서관을 만들어 보라는 획기적인 제안을 했다. 학생들은 서울대 도서관, 국회 도 서관, 어린이 도서관 등을 먼저 견학한 뒤 도서 분류표에 대한 학습부터 시작했다.또 초, 중학생들이 팀을 나눠 도서관 공간으로 배정된 신축 건물 의 크기를 재고 책꽂이와 컴퓨터 책상 등을 구입하기 위해 인터 넷으로 가장 유리한 업체를 찾았다. 특히 벽 치수를 재고 그곳에 테이블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원주율을 비롯한 수학원리들을 자 연스럽게 공부하게 됐다는 것.강압보다 스스로의 꿈과 희망에 따라 공부를 하는 전인학교 학생 들은 누가 짜증을 내도 “왜 짜증을 내는 거야”라고 치받지 않 는다. 대신 이 상황이 ‘무엇때문에 발생했을까’를 찬찬히 새겨 보고 짜증낸 친구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이것이 바로 이 학교 학생들의 일상을 관통하는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리더십 의 실체다.이 대안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서 부모도 함께 알고 배워야 한다는 욕구를 자연스럽게 느낀다.가족들간에도 가족결연을 해 학생들이 여러 가정에서 바꿔서 생 활하도록 하기도 하고해 보도록 하고 있다. 또 부모들도 평생교 육차원에서 주말 생활수행 등 다양한 전인 계발 공부를 하고 있 다.전인학교는 11월초까지 춘천 전인학교 이외에 중부(충북 보은) 전인학교, 호남(광주광역시) 전인학교, 양평 전인학교 등의 2005 학년 신입생을 모집하는 한편 앞으로도 전국 곳곳의 폐교를 대안 학교로 바꾸어나가는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인간 본성을 바탕으 로 자기다움을 무한히 계발한다는 전인학교 실험이 어떤 행로를 겪게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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