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태환경을 지닌 마을길옆 ‘도랑’
좋은 생태환경을 지닌 마을길옆 ‘도랑’
  • 양평백운신문
  • 승인 2014.09.0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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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이 살아야 강이 산다-

 

 
해가 막 떠오른 마을길을 터벅거리다 갑자기 “퍼드덕”거리는 소리에 눈길을 길옆 도랑으로 돌렸다. 도랑은 오랜 가뭄에 이미 바닥을 드러내었고 물을 대기 위해 깔아둔 플라스틱 호스가 엉키고 구겨진 채 뒹굴고 있었다.

그러다 또다시 “퍼드덕”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숨가쁘게 느껴졌다. 허리를 굽혀 자세히 도랑 안쪽을 들여다보니 금붕어만한 크기의 거므스레한 물고기와 새끼같이 보이는 작은 물고기들이 물의 흐름이 거의 끊어진 돌 아래를 계속 허우적대고 있었다.

한동안 녀석들이 평소에도 머릿속에서 허우적대다) 그 뒤 일주일쯤 지나 다행히 비가 내리긴 했지만 . . .

도시는 물론이지만 양평 이곳저곳에도 맑은 물이 흐르는 도랑을 위해 오폐수관을 묻은 지 오래 되어 이젠 깨끗한 물이 흐를 때도 되었는데 . . .

이렇게 말해도 되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 . . (하여튼 이미 모든 사람들이 생태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고들 있다 하더라도, 그저 아직 절실하지 않아서인지) 도로를 걷다 휴지를, 마시던 캔을, 담배꽁초를, 과자봉지를 마구 버리고 . . . 이를 어떻게 해야 할 지 . . .

그래서 비가 한 번씩 내린 다음 날엔 도랑 위쪽에서 빗물에 씻겨 내려온 생활쓰레기들이 도랑바닥의 돌에 걸려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웃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면이나 리 단위의 “체험교육”을 통한 도랑관리 생태교육이 절실해 보인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좀 중시해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TV에서 “4대강 사업”이고 어쩌고 . . . 하는 방송이 있었다. 4대강 사업자체를 비판하기 전에, “도랑이 맑으면” 개천이 맑을 것이고, “개천이 맑으면” 강물이 맑을 것이며, “강물이 맑으면” 바다의 생태환경이 문제없을 텐데 . . .

4대강사업 자체를 따지기 전에, “쓰레기가 빠른 흐름에 휩쓸려 내려가 자신이 살고 있는 도랑이나 개천만 깨끗하면 될 것인가?!” 흐름이 느려져서 오히려 쓰레기가 떠내려가지 않아 건져낼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흐름이 느려지고 쓰레기가 떠내려가지 않아 물이 썩었다고들 난리들인데 . . .

웹사이트를 뒤지다 다음 글을 찾아내었다. 「도랑이 살아야 강이 산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다. 도랑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연부락민들이 도랑의 수질개선, 수량확보, 수생태보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성과가 나타나는 사업이다」라고 . . .

(미운나라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배워야 한다.) TV를 통해 일본 마을들의 깨끗한 도랑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물고기도 살고, (빨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휴식의 공간도 되고, 마을마다 잘 관리되는 도랑들은 관광자원도 되고 . . . 웬지 문화수준이 높아 보인다.

그래서 양평이라도 이젠 면단위나 리 단위의 마을사람들이 생태환경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머리를 맞대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있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사는 양평이 세계적 관광지로의 발돋움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 .

일본에서도 “도랑살리기운동”을 시작할 때보다 살아난 도랑은 주민들의 관심과 마을사랑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이젠 우리도 마을길 청소에서 더 나아가 “도랑사랑청소”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글쓴이: 전 난(한-영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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