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식이섬유 ``양보다 질``
[헬스케어]식이섬유 ``양보다 질``
  • 신문사
  • 승인 2004.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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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 신모씨는 고등학교 때 다이어트를 하면서 생긴 변비로 10여 년 간 지긋지긋하게 고생하고 있다. 처음엔 2~3일에 한번 정도 변을 봤지만 지금은 변비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전혀 변을 보지 못하는 상태다. 변비 때문에 배도 나오고, 피부도 거칠어졌을 뿐 아니라 피부 트러블도 자주 생겨 불만이다. 변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이 바로 식이섬유를 층분히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 식이섬유의 권장 섭취량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나 전문가들은 하루 25~30g 정도를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이는 백미밥 21공기, 보리밥 2.8공기, 사과 9~13개, 배 5.5개, 오이 8~10개, 배추 1.2㎏, 건미역 1.3㎏, 콩나물 2.4㎏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예전의 채식 위주 식단에 비해 인스턴트 식품과 육식의 비중이 높아진 요즘에는 25~3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기가 쉽지 않다. 턱없이 부족한 식이섬유, 어떻게 하면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까. 잘못된 상식을 알아본다. 김치를 많이 먹어라? 많은 사람은 채소에 식이섬유가 가장 많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변비가 있을 때는 김치-콩나물-고사리 등을 많이 먹으라고 권한다. 하지만 식이섬유 섭취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양보다는 질을 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치나 콩나물-고사리에 들어 있는 섬유소는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섬유소 중 함수성이 낮은 리그닌 계통으로 질기고 거칠기만 할 뿐 변비 예방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한다. 식이섬유는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로 나뉜다. 하지만 모든 식품에 수용성 식이섬유와 불용성 식이섬유가 3:7 정도로 같이 존재하기 때문에 구분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수용성 식이섬유는 과일에 많은 펙틴, 해조류에 많은 알긴산, 오트밀이나 콩류에 많은 점성물질인 식물성 검(gum)류를 말한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체내에서 흡수되지 않고 수분을 흡수해 점성의 겔(gel)을 형성해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배변을 쉽게 한다.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 키틴으로 구분되며, 이중 양상추-당근-브로콜리-오이-양배추에 많이 함유된 헤미셀룰로오스는 함수성이 뛰어나 자신의 무게보다 거의 30~40배나 많은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변의 양을 늘리고 대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 예방 효과도 높다.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많이 먹으면 된다? 식이섬유 섭취에 대해 일반인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잘못된 상식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식이섬유가 변비를 예방하는 방법은 수분을 흡수함으로써 변의 양을 늘리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만일 식이섬유 섭취량만 늘리고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오히려 변을 딱딱하게 만들어 변비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식이섬유를 하루에 25~30g 섭취한다면 물은 1.5~2ℓ를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이섬유는 누구에게나 좋다? 식이섬유는 열량은 없으면서도 먹었을 때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 환영받는 식품이다. 또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예방한다. 이와 함께 음식물이 장에서 빨리 빠져나가게 도와 유해물질이 장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대장암 발병 위험을 줄여 주기도 한다. 비만 환자나 고지혈증 환자에게는 식이섬유가 대장 안에서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이 흡수되는 정도를 낮추고, 당뇨병 환자에게는 식후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에 좋은 식품으로 권장되고 있다. 하지만 식이섬유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수술 후 회복기에 있어 장을 쉬게 할 필요가 있는 환자는 장에 부담을 주는 식이섬유를 당분간 피해야 한다. 위 질환이 있는 경우 위 점막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거친 식이섬유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많이 먹으면 소화를 방해하거나 칼슘-철분-아연 등 필수 무기질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30㎎ 이상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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