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양평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신문사
  • 승인 2004.10.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식인은 어느 분야에 종사하든 사회적 공의를 위해 일하는 자이다. 그래서 흔히 지식인은 사회를 대표하고 여론을 대변하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하곤 한다. 이런 지식인에게 유일한 무기가 있다면, 그건 바로 ‘붓’이다. 지식인은 붓의 힘을 빌어 사회에 참여한다. 권력의 총칼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지식인으로서의 기개와 지조를 지키면서 저항할 수 있는 것은 붓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매천 황현선생과 장준하 선생은 자신의 안위를 저당 잡히면서까지 국가의 미래와 정의의 승리를 위해 차가운 붓을 거침없이 휘둘렀던 참다운 지식인이었다. 언론은 여론을 형성하고 전달한다. 그래서 흔히 언론을 공기(公器)라 부른다. 사회적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언론의 기본적 사명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 기본적 사명을 다하지 못하거나 거스를 때, 언론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거나 사익(私益)의 첨병으로 둔갑하여 사회를 중병에 걸린 환자로 만들어 버린다.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 부정과 부패도 언론이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하나의 필연적 현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지식인과 언론의 사회적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들에 의해 조성된 여론이 대중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지식인과 언론에게는 끊임없는 자기검증의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자기를 뒤돌아보면서 양심의 가책에 걸리는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원칙과 신념에 상반되는 입장을 취하지는 않았는지, 무엇보다도 위선과 허위의 노예가 되어버리지 않았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현실의 타성에 젖어 실려갈 경우, 지식인과 언론의 공통분모인 사회적 공익은 어느새 인수분해되어 온데 간데 없고, 그들의 사리사욕만이 추한 몰골을 드러내게 된다. 당연하게도 사회는 병들고, 대중은 이 풍(風) 저 풍(風)에 시달리는 ‘바람의 자식들’이 되고 만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지식인은 진리를 탐구하고, 언론은 진실을 추구한다. 하지만, 라틴어의 ‘베리타스’에서 보듯이, 진리와 진실은 하나이다. 지식인과 언론은 진리와 진실이라는 또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지식인에게 지적 정직성이 생명이듯이, 언론에게 탈편파성과 사실보도는 존재의 근원이다. 이와 같이 지식인과 언론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지식인과 언론은 공생관계에 있다. 지식인이 붓의 힘을 펼치려면 언론을 이용해야 하고, 언론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지식인의 글을 내세운다. 잠시 작금의 현실을 바라보자 지역언론을 담당하는 한사람으로써 한없이 초라해지는 ,한없이 자괴감이 밀려오는 슬픈 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