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찾기는 계속된다
‘오아시스’ 찾기는 계속된다
  • 신문사
  • 승인 2004.09.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든 작가들의 소박한 꿈 한 가지는 맘놓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갖는 것이다. 허름해도 바람과 햇볕을 막는 지붕이 있고 빗물에 작품이 훼손되지 않는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할 작가들은 곳곳에 널려 있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인마을의 입주 작가들처럼 커다란 작업실과 멋진 전시장을 지니고 있다면 정말 이들은 축복받은 작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가난한 예술인들을 위한 작업공간을 만들자며 시작했으나 5년째 공사가 중단된 서울 목동 예술인회관에 작업실 분양광고를 내고 점거 퍼포먼스를 벌였던 오아시스 프로젝트팀(<한겨레21> 516호). 이들이 작가들의 근사한 작업장이 무더기로 몰려 있는 파주 헤이리 예술인마을 가을 페스티벌(9월26일까지)에 참가했다.☆ 웨딩드레스와 흰 똥의 퍼포먼스 9월11일 오후 1시 예술인마을 내 종합촬영소. 개막식이 예정된 이곳엔 와인과 간단한 뷔페상이 마련됐다. 와인잔을 들고 담소를 나누던 참석자들이 잠시 술렁였다. 얼굴을 흰색 면사포로 칭칭 동여맨 두 사람이 카트카를 나란히 타고 촬영소로 ‘침입’한 것이다. 여자는 분홍색 드레스를 입었고 남자는 곰인형의 ‘가죽’을 도려내 이어붙인 것 같은 희한한 털드레스를 입었다.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기획·주도해온 부부 작가 김현숙·김윤환씨였다.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김윤환씨의 면사포가 바퀴에 칭칭 감겨 꼼짝할 수 없었다. “이사도라 덩컨 같구만.” 관객들이 한마디씩 보탰다. 보다못한 누군가 라이터로 면사포를 지져 구해냈다. 가까스로 카트카에서 빠져나온 김씨는 부인과 함께 천천히 실내를 돌기 시작했다. 관객들 사이를 한바퀴 빙 돈 뒤 그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