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사회 아름다운 전통생활문화 살려야
<기고>우리사회 아름다운 전통생활문화 살려야
  • 박재민
  • 승인 2012.06.08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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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진애비 친구를 보면 사위를 알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딸이 시집을 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던 딸의 결혼을 앞두고 신랑 댁에서 보낸 함진 애비 무리로 동네골목이 한바탕 소란스럽다. 최근에는 사라져 가던 모습이였기에 더욱이 동네주민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삽시간에 떠들썩한 군중이 돼 어느 곳으로 가는지 궁금해 수군거린다. 이웃의 관심과 궁금증이 더해 가며 함진 애비의 함 사라는 외침이 시작되자 떠들썩하다. 지구가 멸망하지 않고 지속되는 이상 이런 아름다운 모습은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지속 될 것이라고 본다.

몇십년 전만 해도 이런 모습들이 흔한 모습 이였으나 지금은 급속하게 도시화되고 핵가족화 공동주택 아파트화 되고 경제적인 삶이 지속되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신부댁에서 함을 사려는 노력과 함진애비의 흥정이 흥미를 더해가며, 한발 한발 신부댁으로 다가가는데 적게는 한 두 시간에서 몇 시간을 끌며 재미있는 모습들이 연출된다. 오징어를 가면으로 쓴 함진애비와 그 무리들은 등에 무거운 함을 지고 함 값을 많이 받기 위해 온갖 수단을 발휘하며 신부측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한걸음씩 더디게 전진한다. 이 사이에 각종 좋은 음식과 술을 대접하며 마음을 끌어보고 설득을 하며 봉투를 놓아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순간 팽팽한 긴장이 흐르기도 한다.]

참으로 구경거리가 진지하며 흥미롭기까지 하다. 없는 술을 요구하거나 각종 요구에 신부측에서 마중 나온 식구나 친지 친구들이 함진애비 앞에서 즉흥적인 노래도 하고 신부측에서 후하게 대접을 해도 외면하고 지고 온 함 값을 올리려 한다. 신부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일단 들어가서 흥정을 제대로 하자고 설득하며 한잔을 마시고 두둑한 봉투를 받아 들고는 마음을 열고 몇 걸음 간다. 시간이 가고 사람이 모여들고 골목전체가 도떼기 시장처럼 되면서 분위기는 무르익고 점점 신부댁 집 앞으로 가면 신부댁에서 사람을 동원 물리적으로 잡아 당겨보지만 워낙 힘이 센 젊은 함진 애비와 일행들이라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참으로 에측하기 어렵고 흥미진하며 보는이로 하여금 흥이난다.

세상일을 보는듯하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모습과 경우들이 많다고 본다. 어려울 때도 난감하고 힘들 때도 많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어디 내리막길만 있겠는가? 앞이 보이지 않는 오르막길도 있어 인생의 힘든 고비를 넘게 된다고 한다. 지난날을 돌아보고 생각해보면 힘들고 어려운 고비 고비들이 참으로 많았다고 본다. 참고 인내하고 자녀들을 양육하고 가르치는데 온갖 정성과 노력을 하다 보니 오늘과 같은 좋은 날을 만나고 즐기게 되지 않나 생각한다. 정말 결혼하여 30년을 앞만 보고 달려왔으며 정직성실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눈 돌릴 겨룰도 여유도 없었다고 해도 보텔것이 없을 정도로 각박한 삶의 여정을 지나왔다.

어려운 노력 끝에 결국 함은 신부측에 대분에 들어서게 되면서 현관문을 들어서게 되고 신부측 장모가 마련한 바가지를 깨고 들어가는 것으로 함이 팔리게 되며 함의 게임이 끝난다. 힘든 고비를 넘기게 되고 함진애비와 함께 온 신랑친구들도 순수하게 고집을 내려놓고 신부 측에 예의를 갖춘다. 우선 신부측에서 마련한 바가지를 밟아 박살이 나게 깨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집안에는 이비 귀한 함을 받아 놓은 채비를 갖춘 상태이다. 대청마루에는 붉은 팥을 넣어 만든 시루떡이 상위에 놓여있고 그 위에 함을 받아 올려놓는 것으로 절정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애서 지고 온 함진애비가 신부 아버지 어머님께 신랑측을 대신해 큰절을 드린다. 이때 신부측 부모님은 수고했다는 덕담을 하고 함을 풀어 놓는다. 함은 정성이 담긴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매듭고름을 풀어 동여맨 줄을 풀어내고 사주를 꺼내 읽고 함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일가친척들에게 보여준다. 함속에는 신부 패물과 각종 예물이 들어 있다. 예물은 신랑측의 경제사정과 정성에 따라 차등이 있고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전통양식과 미풍양속에는 이런 아름다운 모습들이 전해 내려오는 풍습과 전통이 되고 있다. 옛것을 잘 살리고 현실에 맞게 가꾸고 살린다면 좋은 미풍양속이 되지만 잘못하면 사회적 문제와 폐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을 보고 하는 결혼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만 따지거나 수입이나 집안만 보고 하는 단편적인 결혼은 사회적 문제가 많다고 본다. 정치인들이 하는 결혼이나 양가 재벌들이 하는 기획결혼이나 정략적인 자녀결혼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결혼은 순수해야 하며 사랑하고 아껴 줄 수 있어야 하며 참고 인내하며 서로를 위한 결혼이 돼야 진정한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사회의 변하는 결혼풍습을 보면서 매우 안타깝고 슬프다.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은 살리고 계승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우리 한민족의 명품 전통생활전통문화이기 때문이다. 우리전통문화와 민속을 바로 가르치고 계승하는 계기가 되기를 아울러 바란다.

글쓴이/정병기<신부 아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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