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과식은 한끼 굶는것보다 나빠
한번 과식은 한끼 굶는것보다 나빠
  • 신문사
  • 승인 2004.08.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어릴 적 ‘순수한 시절’을 그리워 한다. 이것은 “인간은 누구나 어린 시절 ‘건강한 모습’을 추 구한다”라고 바꿔 얘기할 수도 있다. 과연 ‘순수하다’라는 의 미가 ‘건강하다’라는 말과 어떻게 부합하는 것일까?모든 병리적 산물들은 깨끗하지 않다. 우리들이 병에 걸리면 병 원에서 인체의 분비물을 조사해 ‘확진’을 내린다. 가만히 살펴 보자. 눈이 건강하면 눈곱이 끼지 않고 맑은 상태를 유지한다. 감기가 지독해질수록 타액이 탁해지고 가래가 끓고 콧물은 농도 를 더해간다. 콧물은 귀로 흘러 염증을 일으켜서 중이염을 유발 시키곤 한다. 피곤할 때 배설하는 소변은 거품이 있거나 색이 짙어 진다.당뇨는 혈액속에 있는 당분의 비율로 병의 정도를 알 수 있다. 당뇨는 말하자면 피가 끈끈해지는 병이다. 탁한 피는 혈관의 탄 력을 줄이고 순환에 장애를 주어 고혈압이나 중풍을 일으키게 된 다. 반면 아이들의 체액은 그들의 눈만큼이나 맑은 경우를 본다.갓난아기의 콧물은 어른의 타액보다 대개 깨끗하다.이러한 체액(體液)과 대비해, 동의학의 오행(五行)에서는 수(水) 와 연결시킨다. ‘수’는 인체의 가장 근본적이며 맑은 에너지다 . ‘수’의 성질을 온전히 가지고 있는 에너지(수기·水氣)가 다 하면 생명이 종결된다고 얘기할 정도이다. 즉 에너지를 얼마나 맑게 유지하느냐가 생명력의 척도가 되는 것이다.맑은 물이 배관을 잘 통과하듯 우리 인체도 맑은 상태에서는 막 힘이 없다. 큰 관에서 혈액이 걸림없이 밀어줘야 인체 곳곳 모세 혈관까지 쭉쭉 힘을 받으며, 막히고 쌓이는 노폐물이 적다. 당연 히 아침에 일어나서 상쾌하고 긍정적인 정신상태를 유지해준다. 맑은 상태에서는 우리의 정서도 복잡하지 않고 희로애락을 과도 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또 깨끗한 정서와 생활태도는 인체를 맑고 건강한 상태로 이끈다.한마디로 원래 상태보다 과도해지는 것은 병이 되기 쉽다. 한 번 의 과식(過食)은 끼니 한번을 거르는 것보다 많은 손상을 준다.이런 맥락에서 보면, 치료의 방법도 무엇을 첨가하기보다 무첨가 (無添加)의 방법이 상등(上等)의 방법이 된다. 최근 많은 부작용 이 보고되는 약물요법들은 첨가하는 치료법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군다나 요즘은 영양섭취가 충 분하고 몸에 좋다는 여러 먹을거리가 풍족해진 시대이니, 농도가 짙어 생긴 병에 또다시 무엇을 더해 고친다는 것은 현명해 보일 리 없다. 마땅히 치료법과 양생법은 덜어내고 맑게 해주는 방법 이 되어야 한다.옛 사람들이 일침이구삼약(一針二灸三藥:약보다는 뜸이, 뜸보다 는 침이 우수한 치료법이라는 의미)의 치료 순위를 강조한 속뜻 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몰린 경맥의 기운을 덜어내 고 풀어주는 ‘일침’(침법)보다 더 앞서는 방법이 있으니, 이는 생활 속에서 ‘덜어내는’ 가난을 실천하는 양생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