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강의, 찬반 5가지 이유
EBS 수능강의, 찬반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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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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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공부 부담이 많은 고3들에게 혼란만 줬다.”
지난 7일 개설된 <미디어다음> EBS 토론방에서는 630여 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수적으로는 EBS 수능강의를 지나치게 강조해 실제 수학능력 시험 출제에도 반영하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 방향을 성토하는 글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어려운 가정 환경으로 사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네티즌이 말하는 EBS 수능강의에 찬성하는, 혹은 반대하는 이유 5가지씩을 뽑아봤다. <찬성1> “돈이 없어 학원 못 다녔는데”…교육불평등 해소했다. 다음이름 ‘제대로살고싶어’라는 네티즌은 “남들 다 다니는 학원을 못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EBS는 그야말로 기회인 셈이다. 서울 강남권 학생들은 사교육에 여전히 비중을 두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분명히 EBS가 교육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수능이 끝나고 EBS를 평가할 때 EBS가 어떻게 수능문제에 교재와 강의를 반영했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며 “지금상황에서는 학생들이 너무 강의나 교재자체에 매달리지 말고 EBS를 부족한 과목의 강의를 선택해서 반복 학습하는 정도로 이용해 사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성남샤프매너’님은 자신을 서울에 살면서도 돈이 없어 학원을 못 다닌 학생이라고 소개하며 “EBS가 문제집도 싸고 강의도 무료인데다 거기서 수능 문제까지 나온다고 하니까 비싼 돈 내면서 학원 다니는 사람들이 배가 아파 EBS 비판을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찬성2> 지방에 사는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강의를‘미숙이’라는 네티즌은 지방에 사는 학부모로 보인다. 그는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수준있는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미숙이’님 “강의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 부모가 함께 수업을 보면 효과가 더 좋다”고 귀뜸하기도 했다. “강의 내용이 알차서 비싼 엉터리 과외보다 100배 낫다”는 것이다. <찬성3> “링겔 맞으면서도 수업들을 수 있어요” ‘동물농장’님은 한 학기에 한 달 정도는 학교를 가지 못하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고등학교 1학년생이다. 그는 “집에 있더라도 공부는 계속 해야 하는데 집에서 치료 받으면서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동물농장’님은 링겔을 꽂은 상태로 EBS 강의를 보기도 한다. 그는 또 “고3인 언니가 한 달 과외비로 100만 원이 넘게 드는 것을 보고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찬성4> “내용이 충실하다” 학교 수업과 EBS로도 충분히 성적 올릴 수 있다삼수 끝에 올해 대학에 들어간 ‘글쎄다’님은 “EBS 문제집만으로 공부해 상위 6%에 드는 성적을 올렸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의 비법은 바로 사고력을 높이는 것. “저도 유명학원이다 족집게다 해서 재수할때 해보았는데요. 불안한 수험생의 마음을 이용할뿐 실속은 없습니다. 자신의 사고력만 키워놓는다면 어떤 지문이나 개념이 출제되도 다 접근이 가능합니다. EBS 문제들과 지문을 가지고 곰곰히 생각하면서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드세요. 제가 많은 문제집을 보았지만 EBS문제집이 가장 알차게 잘 만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학교수업과 EBS면 충분합니다.” 재수생이라는 ‘에헤라데야’님도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 EBS를 통해 공부하지만 전혀 불만이 없다고 한다. 그는 “교재 질도 좋아 혼자 공부해도 무리가 없다”며 “EBS 교재가 없었다면 기본이 1만 원 넘는 책들을 샀을 것”이라고 말했다 <찬성5> “학원 갈 시간 단축하니 덜 피곤하다” ‘파하하’님은 “학원에 갈 시간을 아껴 좀 덜 피곤하다는 점에서 좋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학습용으로 활용하기에 불편이 없다는 것. ‘파하하’님은 “EBS에서 수능에 나올 문제를 찾아내기 보다는 그냥 조금 더 실력을 키워 시험에 응시하는데 자신감을 주는 도구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1> EBS에 묻힌 학교다음이름 ‘쿡쿡쿡’님은 “학교 교육을 보완하겠다는 EBS 원래 취지와는 달리 학교 교육을 압도해 버렸다”며 EBS 정책을 비난했다. “오히려 학교교육 머리 위에 올라가 있어 주객이 전도됐다. 공교육을 살리는 게 아니라 공교육이라는 수단을 통해 EBS를 살리려는 것 아닌가?” ‘광수’님은 선생님이 불쌍하게 보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영어선생님께서 EBS 틀어 주시고 힘 빠진 표정으로 앉아 계시는데 불쌍해 보였습니다. 문제집도 EBS만 잔뜩 가지고 있고 학교시험도 EBS 문제집에서 냅니다. 학교가 온통 EBS 천지죠. 학교에 EBS 보러 가는 느낌입니다.” 그는 “다른 문제집과 차이도 없는 EBS가 공교육을 망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대2> “고3들에겐 혼란과 부담만” 고3 수험생인 ‘나’님은 “평소 공부하던 스타일 대로 하면 될텐데 EBS에서 수능 문제가 출제된다고 하니 책은 사야겠고, 더 부담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우리는 실험용 쥐나 다름없다”며 “수능이 5개월 정도 남아있는 시점에서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귀여운 당나귀’도 “지난 모의고사는 어떤 언어문제집을 펴도 뻔하게 나오는 문제들이었다”며 “이제는 너무 혼란스럽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반대3> “사교육 줄지 않았다” 사교육 근절 대책으로 나온 EBS 수능강의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고3’이라는 네티즌은 한 홈쇼핑에 EBS 요약 문제집이 고가에 팔린 것을 보고 분을 참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EBS 강사들이 별도 요약 교재를 만들어 판다는 것에 너무 놀라고 실망했다”며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재수를 하고 있다는 ‘espoir’님은 “EBS를 빌미로 한 거대한 사교육의 장이 형성되는 것”을 우려했다. “EBS 강의를 모두 시청하고 교재와 강의 내용을 분석한 뒤, EBS에 대응할 수 있는 강의를 합니다. EBS 문제집 중 중요한 내용이나 나올 만한 것들을 뽑아 새로 책을 만들거나, 정리해주는 것이 그 예입니다.”<반대4> “책 값도 만만치 않아” 수험생인 ‘송철근’님은 EBS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그는 “수능 특강 교재들도 덜 풀어서 골치 아픈데 거기다 강의에서도 문제가 나온다고 하니까 이걸 듣지 않을 수도 없다”며 “5000원씩 하는 교재도 계속 새로 나오고 있어 한 번씩 읽어야 하는 교재들이 약 20권에 달해 10만 원 정도가 든다”고 말했다. <반대5>.”강의에 집중이 안된다” ‘다질링’님은 “학교에서 EBS 방송수업 시간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학생들은 일부 소수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시간 제한 때문에 설명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다”며 “이 때문에 강의가 딱딱하고 지루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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