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게장등 한정식 일품 주변엔 유명 냉면집 수두룩
간장 게장등 한정식 일품 주변엔 유명 냉면집 수두룩
  • 신문사
  • 승인 2004.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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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 ``사랑채``::) 산행은 욕망으로 가득 찬 마음을 비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태 고의 비밀을 간직한 듯한 숲길을 걸으면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 만 저 멀리서 지저귀는 새들의 울음소리와 잡념을 모두 씻어 내 릴 듯한 계곡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노라면, 산이 간직하고 있는, 알 수 없는 힘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다.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이라곤 지금 걷고 있으며, 걸을 수 있다 는 생각뿐이다.유명산(864m)의 입구지 계곡은 비경이다. 주말에 벗들과 함께 그 비경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유명산과 어비산(822m)의 경계라 할 수 있는 합수곡에 이르기까 지 거의 3㎞에 이르는 산길을 걸으니, 가슴이 다 뭉클해졌다. 박 쥐소, 용소, 마당소라고 이름 붙어있는 소의 물빛은 검푸른 빛을 띠며 원시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용문산 자락에서 발원한 계곡 물이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흘러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경외 심이 생겨난다. 합수곡에서부터 산길은 가파르게 이어지지만, 정 상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지점은 없다. 정상에 오르면 동서남북으 로 산과 산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한눈에 지켜볼 수 있다. 전망으로만 따지자면 유명산만한 곳도 많지 않 다.유명산은 본래 ‘말들이 뛰어놀았다’는 마유산(馬游山)이었으나 유명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불과 삼십여 년 전의 일이다. ‘ 산경표’와 같은 옛 문헌에는 모두 마유산이라는 이름이 있다 하 지만, 1973년 엠포르 산악회가 국토자오선 종주 등산을 하던 중 새롭게 산을 ‘발견’하고 당시 일행 가운데 홍일점이었던 진유 명씨의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진기한 내력이다.산의 이름은 본래대로 마유산이라 부르는 게 옳을 듯싶지만, 이 제 사람들에게 유명산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1989년 국내에 서는 처음으로 ‘유명산휴양림’이 문을 열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이야 어찌 되었든, 유명산이 한반도의 한복 판, 즉 동경 127도 30분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은 불변이다. 유명 산 정상에 서서 동서남북 온갖 산들의 능선이 연주해내는 오케스 트라를 듣고 있노라면 국토의 한복판이라는 느낌이 장엄하게 느 껴진다.유명산휴양림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자동차문화와 무 관치 않을 것이다. 서울에서 6번 국도를 타고 두물머리를 지나 양평을 향해 가다가 옥천에서 좌회전하면 37번 국도다. 이 길은 청평호 앞의 신천에서 꺾어져 북한강을 따라 내려가다가 다시 두 물머리로 이어진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멋진 모습을 한꺼번에 맛 볼 수 있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인 셈이다. 이 길에서 제일 유명한 음식점은 뭐니 뭐니 해도 ‘옥천냉면집’이다. 양평 가 는 길 지나다니며 옥천냉면을 맛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곳 냉면집들은 유명하다. 냉면집만 십여 개에 이른다.그리고 그만큼 상투적인데, 그 상투성을 벗어나본다.양평 가는 길, 봉암터널을 지나면서부터 뾰족하게 삼각형의 모습 이 두렷한 산이 있다. 이 산이 바로 양평의 진산이라 할 수 있는 백운봉(940m)이다. 이 산의 가장 아리따운 자태를 보면서 식사 를 할 수 있는 곳이 옥천냉면 마을 한쪽에 있다. 냉면 마을에서 작은 개울 건너 ‘사랑채’라는 상호를 붙여놓은 집이다.50년쯤 된 한옥을 개량한 집인데, 그 집이 앉아 있는 향이 백운 봉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주된 메뉴는 간장게장이나 갈치조 림을 찬으로 내놓는, 전통적인 한정식이다. 주인 전용현(53)씨 가족이 살림을 하는 집은 서울의 구의동인데, 노년에 들어와 살 려고 마련한 집을 개조해서 음식점을 차렸다고 한다.‘뚝배기보다 장맛’이라고 했다. 한정식을 메뉴로 선택하는 음 식점들의 공통점이라 한다면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장맛에 대해 나 름대로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조촐한 듯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냉면으로 유명한 이 옥천에서 음식점을 내놓을 수 있을 만했다.간이 짭조름하게 배어 있는 이 집의 음식에서는 이름만 요란한 음식점에서 흔히 느끼게 되는 헤픈 구석이 전혀 없다. 마치 방학 때 할머니 집 대청마루에 앉아 먹던 느낌이 드는 집이다.▲사랑채〓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 21-4(6번국도에서 ‘비 행기카페’ 지나 좌회전. 옥천 냉면마을에서 작은 다리 건너.) 메뉴: 사랑채정식 1만원, 안채정식 1만3000원, 갈치조림정식 1만 5000원, 간장게장정식 2만원. 문의 02-4848-007, 031-774-7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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