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고넘어 흘러흘러 구름에 돌고도는 그리움
산 넘고넘어 흘러흘러 구름에 돌고도는 그리움
  • 신문사
  • 승인 2004.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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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의 맥이 산하의 등줄기인 대간을 타고 내려와 불꽃으로 타오른 산의 나라,지리. 끝 간 데 없이 어깨 겯고 이어진 산줄기가 태초의 혼돈처럼 격랑으로 치솟는다. 얼마나 크고 넓고 깊고 길었으면 그 속을 알 수 없는 산이라 했을까. 얼마나 장중하고 초연했으면 하늘이 울어도 울지 않는 산이라 했을까. 멧부리를 넘고 넘어도 여전히 멧부리이고 골짝을 돌고 돌아도 또다시 골짝일 뿐, 침잠으로 돌아앉은 억겁의 무게만이 겹겹 산릉 위로 ``산그리메``를 그린다. 또 다시 산문이 열린 6월. 성큼 다가온 초여름의 짙은 녹빛따라 다시 출렁이는 산그리메. 수없이 피고 진 숭배와 배반,사랑과 증오, 환희와 좌절, 해탈과 번민들이 지리의 너른 자락 그윽한 품속에서 다시금 인물로 기억되고, 역사로 덧칠되고,문화로 거듭나리라. 이렇듯 하찮은 것에서부터 고결한 것까지, 보잘 것 없는 것에서부터 찬란한 것까지 온전히 감싸안고 용서하며 속으로 채워가는 지리. 산하 어느 산에도 붙여지지 않은 한민족의 특별한 산, 그 이름 어메,어머이,오마니 산이다. 진용성기자 ysjin@busanilbo.com *산그리메는 중첩하여 늘어선 산의 윤곽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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