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부 어머니 애끊는 모정
파출부 어머니 애끊는 모정
  • 신문사
  • 승인 2004.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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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대 합격 아들 등록못시켜 ‘눈물’ “자식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부모 마음을 아들 녀석이 헤아려주긴 하지만, 천추의 한이 될까 두렵네요.” 경기 성남 분당새도시 아파트단지를 돌며 10여년째 신문배달부와 파출부로 일하는 고옥자(43·경기 광주시 오포읍)씨는 요즘 ‘돈이 웬수’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아들 박준식(19)군이 지난 2000년 중3 때 세계적인 수학자에게 배우고 싶다며 홀로 미국행을 선택했을 때만 해도 ‘그저 저러다 말겠지’ 했다. 그러나 식당에서 접시를 닦으며 공부하던 아들이 4년 만인 지난달 19일 돌아온 뒤부터는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아들은 미국 동부의 명문 사립대학(아이비리그)의 하나인 코넬대 물리학과에서 입학허가서를 받았으나, 학비가 없어 등록을 하지 못한 상태다. 다른 부모 같으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겠지만, 우유배달차 운전사인 남편(49)과 함께 겨우 생계를 이어가는 처지에서는 한숨만 나올 뿐이다. 고씨는 요즘 같아서는 “준식이가 차라리 평범한 아이로 자랐더라면” 또는 “그냥 국내에서 학교를 다니게 할 것을” 하는 생각이 굴뚝같다. 그래도 그런 얘기는 꺼내기 어렵고, 아들이 원하는 이 학교를 보내지 못하면 두고두고 한이 될 것 같아 눈물이 나기도 한다. 미국 플로리다의 한 고교를 다닌 준식군은 과학경진대회에서 수학공식을 만들어내 두번씩이나 대상을 받아 ‘수학 천재’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준식군은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장학금을 탔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이것이 현실이라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냐”고 담담히 생각을 밝혔다. 고씨 부부는 한 해 4만3천달러(5160만원)가 넘는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최근 결혼 20년 만에 마련한 아파트를 팔기로 하고 내놨다. 그러나 그마저도 좋지 않은 부동산 경기에 매매가 안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도움주실 분 017-224-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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