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명소 ``원숭이 온천``
일본 관광명소 ``원숭이 온천``
  • 신문사
  • 승인 2004.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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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 온천을 즐기는 게 아니랍니다.``
일본 나고야 공항에 내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한참을 달려가 도착한 야마노우치마치. 시가 고원과 기타시가 고원, 유다나카 고원 아래 자리잡은 작은 마을인 야마노우치마치는 1,300여년의 오래된 온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1년간 67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온천 명소기도 하지만 또 다른 명물이 있다. 바로 온천욕을 하는 원숭이다. 마을 위쪽 시가 고원 쪽으로 통하는 울창한 삼나무숲을 2시간 정도 걸어가면 ``지옥계곡``이라는 뜻의 ``지고쿠타니``가 나온다. 입구에는 섭씨 90도에 달하는 온천 분수가 ¨파파팍!¨ 하는 굉음과 함께 물기둥을 뿜고 있다. 원숭이 전용 온천은 20m 높이로 솟는 이 분천을 지나 20여분을 가야 한다. 길을 걷자니 일본원숭이들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붉은 얼굴에 잿빛 털, 붉은 엉덩이가 영락없는 일본원숭이다.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카메라를 들이대도 피하지 않는다. 그늘에 드러누워 있는 놈도 있고 사과를 베어 물고 있는 놈도 있다. 입장료 500엔을 내고 계곡으로 들어서자 김이 모락모락 솟는 온천에 몸을 담근 채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원숭이의 모습이 보인다. 천하태평이 따로 없다. 한 마리는 뜨뜻한 물에 몸을 푹 담근 채 사색에 잠겨 있고, 다른 놈은 옆에 앉은 놈의 털을 골라주고 있다. 물장난을 치고 있는 놈도 있다. 미국 잡지 <라이프>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던 이 당돌한 원숭이들은 30여년 전 ``출현``했다.  야마노우치마치 관광안내소의 유이치 시모다씨(34)에 따르면 눈이 엄청나게 내린 겨울 새벽 한 아기 원숭이가 마을로 내려와 온천을 즐기고 있더라는 것.  이후 마을 사람들이 합심해 마을 뒤쪽 계곡에 원숭이 전용온천을 만들어 줬다. 이후 온천에 ``맛``을 들인 원숭이들은 온천 주변에 아예 살다시피 한다.  특히 겨울이면 눈덮인 온천에서 ``온천 삼매경``에 빠진다. 아래쪽 시원한 계곡과 온천을 오가며 냉온욕을 함께 즐기는 놈들도 있다. 유이치씨는 ¨온천을 즐기는 원숭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영락없는 사람¨이라며 ¨너무 많은 원숭이가 몰리다 보니 탕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온천은 특히 어린이들과 사진작가들에게 인기가 있다. 탕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은 채 온천을 즐기는 원숭이들의 표정은 웃음을 자아낸다.  일본인뿐 아니라 외국인 사진가들도 온천을 즐기는 원숭이들의 코믹한 모습을 렌즈에 담기 위해 지고쿠타니를 찾아온다. 유이치씨는 ¨원숭이 전용 온천을 만들어 준 후 원숭이와 사람의 ``나와바리(구역)``가 확실히 나뉘어져 원숭이들이 마을에 내려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이 들어가도 되느냐는 질문에 유이치씨는 ¨원숭이와 함께 털을 고를 자신이 있으면 들어가도 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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