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폐경이후 여성의 또다른 고민 ‘살’
[건강]폐경이후 여성의 또다른 고민 ‘살’
  • 신문사
  • 승인 2004.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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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 하면 흔히 파마 머리에 뚱뚱한 몸매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대접을 받는 여성은 억울하다. 푸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열심히 운동하고 음식도 가려 먹는데 살이 찌는 걸 어떡하라고….” 폐경기 이후의 여성 비만에 대해 운동부족이나 과식 때문이라고 일방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최근 유전자나 기타 생리적 이유 때문에 폐경기 이후에 더욱 살이 찐다는 학설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폐경 이후 성호르몬이 줄어 비만이 된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다이어트 효과를 못 본 여성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성호르몬 줄어 뚱뚱해진다=지난달 중순 과학기술부 산하 생체기능조절 물질개발사업단은 미국 조지타운대 의대 대런 로슈 박사팀과 공동으로 폐경기 여성의 비만 원인을 규명했다. 대표적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면서 살이 찐다는 것이다. 에스트로겐은 체내에서 α와 β수용체 등과 결합해 월경 등 생리작용을 일으킨다. 그러나 폐경기에 이르면 분비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연구팀은 생쥐의 난소를 제거해 에스트로겐이 분비되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생쥐는 뚱뚱해졌다. 이번에는 난소를 제거한 생쥐에게 에스트로겐을 활성화하도록 하는 화학물질(PPT)을 주입했다. 이 쥐는 살이 찌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연구는 몇 년 전 국내에서도 이뤄졌다. 4년 전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윤병구 교수팀은 1년 이상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고 있는 폐경 여성 214명을 대상으로 호르몬과 체지방의 변화에 대해 조사했다. 여성 호르몬을 주입한 여성일수록 허리와 엉덩이 주변의 체지방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으로 보충하자=그렇다고 살을 빼기 위해 성 호르몬 제제를 무작정 투입할 수는 없다. 의학자들은 생쥐 실험을 바로 사람에게 적용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얼마 전에는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방암 발병률을 증가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따라서 가장 편하고 뒤탈이 없는 방법으로 여성 호르몬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 그렇다고 건강식품을 무조건 먹는 것도 옳은 방법은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강병문 교수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여성 호르몬 건강식품 50여종 중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은 제품은 2, 3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의학자들은 검증이 된 자연 음식을 먹기를 권한다. 모든 사람이 추천하는 대표적 음식이 바로 콩이다. 콩에는 에스트로겐과 같은 역할을 하는 식물성 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하다. 이소플라본이 암을 억제하고 뼈엉성증(골다공증)을 예방한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이 돼 있다. 미국에서는 콩을 주원료로 하는 각종 건강식품과 약품이 개발되고 있다.콩이 먹기 어렵다면 콩을 원료로 한 두유나 두부, 콩나물도 괜찮다. 된장과 청국장 등 발효식품은 더욱 좋다. 국내에는 최근 알려졌지만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승마(升麻)라는 풀이 호르몬 보충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풀은 향기가 없으며 신맛과 약간의 쓴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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