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엔 생선-맥주 피하고 요구르트-와인 즐겨라
‘통풍’엔 생선-맥주 피하고 요구르트-와인 즐겨라
  • 신문사
  • 승인 200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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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은 ‘풍요의 병’ 또는 ‘임금의 병’이라고 불려왔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주로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최고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과 ‘랜싯’에 통풍을 주제로 한 2개의 논문이 실렸다. 연세대 의대 출신으로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최현규 박사가 4만7000명을 대상으로 12년간 추적조사를 한 뒤 음식과 술이 통풍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다.》▽좋은 음식, 나쁜 음식=통풍은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었을 때 잘 생긴다고 알려져 왔다. ‘퓨린’이란 성분이 혈중 요산 수치를 높여 생긴다는 것. 따라서 퓨린 성분이 많은 야채는 통풍 환자에게 금기시돼 왔다.그러나 최 박사의 연구 결과는 달랐다. 식물성단백질과 유단백질은 오히려 통풍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류와 버섯류, 콜리플라워, 시금치 등 퓨린을 많이 함유한 식물성 음식들은 통풍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저지방 우유나 요구르트 등 낙농제품은 통풍 예방에 가장 효과가 컸다. 이 제품을 자주 먹은 상위 20%는 가장 적게 먹은 하위 20%보다 발병률이 44%나 낮았다. 반면 생선 등 해산물은 통풍의 위험을 가장 증가시켰다. 이를 자주 먹은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발병률이 51%나 높았다.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은 육류도 통풍 위험을 높였다. 붉은 육류를 자주 먹는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발병률이 41% 높게 나타났다. ▽맥주 피하고 와인 마셔라=알코올이 통풍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속설이 이번에 사실로 확인됐다.매일 30∼50g의 알코올을 마시는 남성이 통풍에 걸릴 확률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2배 높았다. 50g 이상 알코올을 마시면 위험은 2.5배로 높아졌다. 10∼15g은 1.3배, 15∼30g은 1.5배 정도 위험이 높았다.매일 맥주 1병(355mL들이)을 마시면 통풍 위험은 1.5배, 2병이면 2.5배 높아졌다. 매일 양주를 1잔(44mL) 하면 1.15배, 2잔이면 1.6배 높아졌다. 와인은 통풍과 관련이 없었다. 매일 118mL 2잔씩 마셔도 별 이상이 없었다. 알코올의 양은 맥주 1병보다 양주 1잔이 많다. 그런데 왜 맥주가 더 나쁠까. 최 박사는 “맥주에 들어있는 구아노신 등이 통풍을 유발하는 반면 와인에 들어있는 폴리피놀 등 항산화제는 통풍 유발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국내에 적용한다면=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 내과 박용범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통풍 치료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진료실에서 이에 따라 처방을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교수는 “미국처럼 한국에서도 대규모의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알코올 도수가 25도인 소주의 경우 하루에 2, 3잔을 마시면 통풍 위험이 1.3배 정도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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